- 앵커 : 양성희 기자
▲ 출연 :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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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협공한다는 얘기는 생소한데요. 두 회사가 1위인 SK텔레콤 공략을 위해 약속 같은 것을 맺었다는 얘긴가요?
▲ 아닙니다. 제목을 보면 마치 KT와 LG유플러스가 손을 잡고 SK텔레콤을 공격하는 것처럼 들릴 소지가 있지만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지난주 주요통신3사의 실적발표가 모두 이뤄졌는데요. 3사 IR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증, 신규가입 숫자가 예년과 다르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전년동기대비 실질적으로 늘어난 가입자인 순증이 33%퍼센트 줄고, 신규가입도 16% 감소했습니다. KT는 순증이 36% 늘었지만, 신규가입은 19% 줄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순증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 정도 줄었고, 신규는 58% 가까이 줄었습니다.
순증과 신규 가입자 숫자는 치열한 마케팅비 전쟁으로 인한 가입자 이동을 의미하는데요. 그런데 이 숫자가 전년동기 대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가입자 이동도 줄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재밌는 것은 SK텔레콤과 KT의 겨루기 양상,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겨루기 양상이 조금은 다르다는 겁니다.
- 겨루기 양상이 다르다는 것은 가입자 공략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나요?
▲ 네. 그렇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갤럭시S와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고액 사용자, 즉 가입자당 평균수익이 높은 가입자 뺏기에 마케팅비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전략을 바꿔 말하면 자사의 고액 가입자 지키기 위해 비용을 쏟아부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아이폰 3GS 외에는 특별한 신규 단말기가 없는 KT가 갤럭시S로 무장한 SK텔레콤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덕분에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마케팅비 비율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량공세에서 KT를 압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SK텔레콤은 결국 지난 5월 한때 50% 아래로 내려갔던 점유율을 끌어올려 50.6%의 시장점유율로 2분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양상은 저가 사용자, 즉 가입자평균수익이 낮은 구간에서 치열한 영역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LG유플러스는 기본적으로 후발사업자로서 요금이 낮았던 데다, 획기적인 데이터 요금제인 오즈와 새로운 저가 요금제인 온국민은요 요금제를 요금할인제와 묶으면서 재미를 봤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가입자가 오히려 늘어났으니까요.
- 그렇게 보는 시각은 재밌지만 너무 끼워맞추기식 해석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각 사의 3분기 전략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먼저 LG유플러스부터 말씀을 드리죠. 통신 3사 중 3분기 공략 포인트가 가장 약해 보입니다. 우선 이상철 부회장이 경쟁사의 팔목을 비트는 것이 아닌 경쟁사의 팔목을 부러뜨릴만한 요금제라고 자랑했던 '온국민은yo'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구요.
싼 요금제로 자사 가입자를 우선 지키자는 입장입니다. 자사 고액 가입자는 갤럭시U나 옵티머스Z같은 스마트폰 라인업 정도로 시선을 끌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듯 유선 분야의 강점을 이용한 결합상품 판매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LG유플러스는 흡수통합된 과거 유선부문의 강자였던 LG데이콤과 파워콤 형제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에 유선부문의 강점을 이용한 결합상품 판매에서 선전한다면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은 KT입니다. 우선 3분기 통신시장의 핵폭탄과 같은 아이콘인 아이폰4 출시라는 호재가 대기 중입니다. 2년이 넘은 아이폰 모델로 80만대 판매라는 기염을 토했던 기대치가 있어 아이폰4에 거는 KT의 기대도 상당합니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관계 회복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지라 KT는 아이폰4에 목을 맬 수 밖에 없죠.
KT는 아이폰4를 선봉에 세워 SK텔레콤의 고액 가입자 공략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폰3 출시됐을때도 상당히 많은 고액 가입자가 경쟁사에서 이탈하는 양상을 보였으니까요. 게다가 최근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IPTV 묶음 상품을 앞세워 유선시장에서 또 한번의 붐을 일으킨다는 생각입니다.
- 다소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망이 설득력도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의 행보가 가장 궁금한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그 동안 프리미엄 이미지로 요금제 경쟁보다 마케팅 경쟁을 통한 순위 굳히기에 달통했던 SK텔레콤이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3분기 강력한 요금제와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경쟁사가 약탈적 요금제라고 반발할 정도인데요.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와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전화, MVOIP가 드디어 선을 보입니다.
-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는 방송통신위원회 인가 신청도 하지 않아서 논란이 됐던 내용 아닌가요?
▲ 문제가 됐던 결합상품내 무료 상품이 문제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방통위는 그동안 번들판매가 아닌 공짜 끼워팔기는 다른 시장을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동전화 가입자가 일정 이상만 되면 유선전화와 IPTV를 공짜로 주겠다는 SK텔레콤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방통위의 생각이고, SK텔레콤이 해당 문제에 대해 일정부분 수긍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3분기 SK텔레콤의 시장 공략 포인트를 계속 들어보죠.
▲ SK텔레콤은 마케팅 여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입자 비율 마지노선인 50.5% 지키는 것은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탈자에 대한 우려도 분명히 있는데요. 결합상품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초고속인터넷 기반의 IPTV, 인터넷전화 등 다양한 서비스가 막힘 없이 지원돼야 하는데, SK텔레콤의 유선을 담당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은 타 경쟁사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죽했으면 이동전화를 쓰면 IPTV와 유선전화를 공짜로 주겠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가지는 지난 2분기처럼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높은 고객군을 사로잡을 갤럭시S와 같은 주력 단말기를 찾기 힘들다는 겁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단말기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보조금 규모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여전히 통신시장은 마케팅비 전쟁인가요?
▲ 아뇨. 그렇게까지 맘대로 마케팅비를 쓰지 못할 겁니다. 통신사들이 방통위가 제시한 마케팅비가이드라인을 마냥 무시하면서 갈 수는 없거든요.
그렇다면 서비스 경쟁, 요금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다소 느릿 느릿 해 보이지만 작년 이맘때 상황과 비교해보면 통신사들의 눈빛이 많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가입자 마음을 붙잡기 위해 소모적인 마케팅비 쏟아붓기 보다는 질적 경쟁에 많은 힘을 쏟을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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