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2023년 이후 한국경제의 정상적인 궤도 진입을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과 미래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내년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하되, 2023년 총지출 증가율은 5%대로 점차 낮춰나갈 예정이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2023년 이후에는 경제가 완전히 정상적인 궤도로 진입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서 2023년에 총지출 증가율을 5%대로 점차 낮춰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8~9%대의 높은 재정 지출 증가율과 관련한 설명이다.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올해(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보다 8.3% 늘어난 604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본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본예산 증가율은 2018년 7.1%,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로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는 올해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한 이유로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종식과 확고한 경기회복의 필요성을 근거로 들었다. 또 신 양극화 선제적으로 대응과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안도걸 차관은 "코로나 위기도 완전히 극복해야 하고 경제·사회구조도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 재편, 노동 이동을 뒷받침하면서 미래 성장동력도 잡아야만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세를 찾는 2023년부터는 총지출 증가율을 하향 조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에 내년에는 5.0%로 급감하고 2024년과 2025년은 각각 4.5%, 4.2%로 추정했다.
안 차관은 "내년도에는 반드시 그동안 우리가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지속된 재정 적자 확대 흐름을 반전시키고, 재정 선순환 구조를 착근시키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2년 예산안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8~9%대의 높은 재정 지출 증가율과 관련해 "2023년에 총지출 증가율을 5%대로 점차 낮춰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사진은 브리핑을 진행중인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 사진/기획재정부
다음은 안 차관·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 일문일답.
8~9%대 높은 재정 지출 증가율 고착화되는 것 아닌지. 이런 상황에서 확장 재정 기조와 재정 건전성 회복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지.
코로나 위기도 완전히 극복해야 하고 경제·사회구조도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 재편, 노동 이동을 뒷받침하면서 미래 성장동력도 잡아야만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이에 내년까지는 8.3%를 늘리는 확장 기조로 가게 된 것이다. 2023년 이후에는 경제가 완전히 정상적인 궤도로 진입할 것이다. 그것을 감안해서 2023년에 총지출 증가율을 5%대로 점차 낮춰가기로 했다.
2023년에 재정 지출 증가율이 5%대로 떨어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2020~2024년 중기계획을 제출할 때 2023년의 총지출 증가율이 5% 수준이었다.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경상성장률 수준과 비교해 그 이상은 유지할 수 있도록 총지출 증가율을 설정했다."
한국은행은 금리 올리는데 확장 재정 지속하는 것이 적절한지.
한은은 경기와 물가 측면, 가계부채, 자산시장의 과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불균형을 잡기 위해 이번에 금리 인상을 한 것 같다. 재정은 재정 나름대로 과제가 있다. 확실하게 경기를 회복시키고 경기 회복 과정에서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빨리 잡아야 한다.
확장 재정에 맞춰 세수를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올해 추경까지 재정 지출이 604조9000억원이고 내년에 604조4000억원이라는 점에서 수준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본예산뿐 아니라 추경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년도에 필요한 경제 조기 극복, 백신, 소상공인,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양극화 지원 소요, 지역균형발전 등 필요한 것을 쭉 편성하다 보니 604조4000억원 수준이 된 것이다.
내년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는데 재정 건전성 기반이 확보된다고 본 이유는.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얘기할 때 총수입과 총지출, 이에 따른 통합재정수지, 국내총생산(GDP) 비율도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다. 내년에는 통합재정수지가 –2.6%대로 상당 폭 떨어지고 2025년까지 계속 3% 이하 수준에서 유지가 된다. 2025년에는 저희가 제시한 재정준칙을 준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채무가 50% 이상이 됨에도 내년도 재정수지 개선을 통해 재정 건전성 회복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세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경기를 낙관적으로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경제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내년에는 세수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진다. 기관별 경제 전망과 전문가 자문 등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편성한 것이다. 또 위기 이후 경제 회복기에는 경상 성장률보다 세수 증가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과거 외환위기에도 1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얼마 전 2차 추가경정예산과 이번 예산안에서 세수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2차 추경을 할 때는 경상 성장만 활용해 거시적 차원에서 전망을 한다. 예산안에서의 내년 국세수입은 거시경제 지표와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계 모형을 통해 산출하기 때문에 예산안이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차이가 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조세부담률이 2025년까지 매년 20% 이상으로 상승한 이유는.
조세부담률은 단기적으로 올해 강한 경제 회복에 따른 국세수입 증가에 비롯되는 것이다. 내년까지는 조세부담률이 상승하다가 2023년부터는 경제 성장세가 안정화됨에 따라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오르는데 기금 고갈을 계산한 것인지.
내년에는 통합재정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된다. 경제 전환기이기 때문에 그간 눌렸던 세수가 살아나면서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부분이 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에 내년에 지원하는 예산이 있는지.
앞서 추경에서 1조원을 편성했고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용으로 내년 예산에 1조8000억원을 반영했다. 추경을 편성할 때에 비해 지금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분명히 손실보상 소요는 늘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전제로 해서 충분한 예산을 선제적으로 반영해놨다.
양도소득세 전망치가 줄어들고, 종합부동산세는 기준이 완화됐음에도 30% 가까이 증가한 이유는.
국토교통부와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자산 거래량과 자산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문가 의견을 근거로 해서 추계를 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과 공시지가 상승 등을 감안한 것이다.
지출 구조조정의 경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첫 번째는 재량 지출을 중심으로 하는 10% 구조조정이 중심이다. 두 번째는 특활비, 특정업무경비, 국외여비, 업무추진비 등 공공부문이 직접 쓰는 경비에서 구조조정을 했다. 세 번째는 관행적 보조와 출연금 사업에 대해서 이번에 좀 더 면밀히 봤다.
가덕도 신공항 예산 어느 정도 편성됐는지.
가덕도 신공항은 현재 사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를 보고 국회 단계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