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현재 실업률이 통계 수준보다 0.2%포인트 정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31일 한국은행의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정 실업률 추정'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조정 실업률(DFM: Dynamic Factor Model)을 추정한 결과 최근 실업률은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년간 인구구조 변화는 실업률을 0.4%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DFM 조정 실업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률은 4.6%로 금융위기 당시인 2010년 1분기(4%)보다 0.6%포인트 높았다. 공식 실업률 기준으로는 올 1분기 실업률이 4.4%로 2010년 1분기(4.1%) 보다 0.3%포인트 높지만,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조정하면 그 차이가 0.6%포인트로 커졌다.
실업률은 경기 및 노동시장 상황을 측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하지만 중장기 시계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예컨대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 상대적으로 고실업률인 청년층이 줄고 저실업률인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업률은 경기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하락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동시장 유휴 수준을 보다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 인구구조 변화를 보정한 실업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DFM 조정 실업률을 추정한 결과 인구고령화에 의한 효과(직접효과)가 실업률을 0.5%포인트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 반면, 50세 이상, 여성 중심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간접효과)는 실업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따라서 한은은 시기별로 실업률을 비교할 때는 2000년 초반 실업률은 0.2%포인트 하향 조정되고, 최근 실업률은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향후 인구구조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염두에 두고 실업률 추이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인구 비중 변화만을 고려할 경우 지난 20년(0.5%포인트)보다 향후 20년(0.6%포인트) 동안 실업률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가 실업률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실업률은 추세적으로 상승해 왔다"며 "이는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경제활동 참여 확대,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미스매치 실업 증가세 등 노동시장 자체 요인이 인구구조 변화에 의한 실업률 하방 압력보다 더 크게 작용한 데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31일 한국은행의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조정 실업률 추정'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조정 실업률(DFM: Dynamic Factor Model)을 추정한 결과 최근 실업률은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실업급여 상담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