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기(009150)가 고부가가치 제품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조가 계속되면서 올해 최대 실적 경신도 유력하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2조4943억원에 영업이익 3935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매출 2조2879억원·영업이익 3025억원) 대비 매출은 약 2100억원, 영업이익은 약 9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매출 9조7074억원에 영업이익 1조402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영업이익 3062억원을 기록한 삼성전기는 2018년 영업이익 1조벽(1조1499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2019년 영업이익이 7409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8291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IT용과 산업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을 비롯해 고사양 반도체 기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잘 팔리면서 실적에 견인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최근 원 달러 상승으로 인해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이에 따른 일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박강호·이문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IT용 초소형·고용량 MLCC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고하고 IT 기기의 하드웨어 상향이 이익에 견인했다"며 "반도체 기판은 일부 가격 상승과 성수기 효과로 영업이익률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진/삼성전기
MLCC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최대 업체인 일본 무라타의 주요 생산 기지가 최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도 삼성전기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무라타 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98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MLCC를 생산하는 후쿠이현 공장 영업이 중단됐다.
업계는 이번 무라타 사태로 인해 부품 가격 하락 가능성이 사라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2위로 무라타 뒤를 쫓고 있다.
다른 호재도 아직 충분하다.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005930)가 출시한 폴더블폰 라인업의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고 애플도 조만간 아이폰13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회복 추세에 있는 자동차 수요 등 부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부가 MLCC를 비롯해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 등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최근 호실적 예상에 대해 "수익성이 좋은 MLCC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판 실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무라타의 경우 업체마다 재고관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저희 실적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