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충청권에서 압승을 거둔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대관식을 예약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경선은 윤석열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흔들리면서 그 대안인 홍준표 후보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토마토>는 7일 11인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최근 여야 대선 경선상황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장예찬 시사평론가,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이 응답했다. (이름 가나다 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경선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우선 충청지역의 압승으로 '이재명 대세론'이 흐름을 탓다고 평가했다. 박상철 교수는 "충청은 전국 유권자의 지지성향이 균형을 이룬 곳으로 여기서 50%를 넘어섰다는 것은 이 후보가 흐름을 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호남의 '전략적 투표'다. 최진 원장은 "호남은 전통적으로 이길 후보에게 전략적 판단을 하는 곳인데, 차기 대선이 워낙 여야 박빙이라 더욱 강하게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수로 언급되는 이낙연 후보와 정세균 후보의 단일화나 연대는 어렵고 설령 성사돼도 '이재명 대세론'을 막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박상병 교수는 "단일화해서 이낙연 후보가 뒤집는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뒤집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고, 조정관 교수 역시 "지지율이 낮은 정 후보가 포기하더라도 그가 정치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고 했다. 차라리 정 후보가 1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대선 본선에서 역할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이제 민주당에 남은 것은 아름다운 마무리 및 본선 준비다. 유승찬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경선을 의식해 특유의 '사이다' 같은 도전자 정신이 약화된 측면이 있었는데 본선을 향한 역동성을 나머지 기간에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특히 20대의 열정적 지지없이 본선 승리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이재명 캠프는 "아직 경선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진 상황실장은 "이번 주 12일 1차 슈퍼위크와 (추석 연휴 이후) 2차 호남지역 경선을 진행해봐야 큰 흐름의 판세들이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가 우세한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다만 홍 후보가 윤 후보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고, 본격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유승민 후보 등이 치고 나올 여지가 있다는 기대도 있다.
안일원 대표는 윤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과 장모와 배우자 논란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선 완주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강윤 소장 역시 "고발 사주 의혹에 윤 후보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게임 끝"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장예찬 평론가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의 상승세는 분명하지만 여야 후보 모두가 포함된 다자대결 지지율에서 윤 후보와의 격차는 무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태곤 실장 역시 "홍 후보가 올라갔다기보다 이낙연 지지자들의 이탈율이 높다"며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가능성에 주목했다.
윤 후보가 위기를 극복할 경우 국민의힘 경선은 윤-홍 양강 구도가 유력하다. 배종찬 소장은 "결국은 본선 경쟁력인데,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등은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홍형식 소장은 "윤 후보는 무너질 경우 완전히 무너져 버릴 것"이라며 "윤 후보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홍준표와 유승민의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최근 캠프 분위기는 좋다"면서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될 것이 확실시 되는데 이 후보와 비교해 (홍 후보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정책이나 메시지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홍준표, 윤석열 후보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박주용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