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동연 "기술패권 신냉전 시대, 진영논리 탈피한 외교전략 필요"

'제3지대' 대선주자 상견례로 주목…"계획된 자리 아니고 인사만 나눠"

입력 : 2021-09-13 오전 11:34:4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제3지대'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후보(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가 13일 과거사와 네거티브 중심의 여야 대선 레이스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기술패권 신냉전 시대에 '이념과 진영논리를 탈피한 외교전략'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지명 토론자로 참석했다. 강연회는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최근 발간한 '극중지계'(중국을 극복하는 계책)와 관련된 내용 중심으로 진행됐다.
 
안 대표는 차기 대통령이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로 '과학기술'과 '외교'를 꼽고 "이제는 과학기술 패권전쟁 시대"라면서 최근 미중 신냉전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전략적 가치는 냉전 때 커진다"면서 "지금 미중 신냉전 패권전쟁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대선이 열리니 (각 대선후보가) 가장 중요한 화두를 이것으로 삼아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도적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전지와 디스플레이, 통신 등 10여개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꼭 필요한 나라가 되고 생존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김 후보는 좌우 이념과 보수·진보 진영논리를 탈피한 외교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5년 대통령 임기에 따라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면서 "외교의 일관성과 철학, 추구하는 가치의 빈약함은 국내 정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 어떤 대선후보도 미래, 경제, 글로벌 이슈를 말하지 않고, 과거와 네거티브로 주제가 모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외교)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제대로 된 토론이 이어져 대선 토론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익에 기초한 실리외교 △철학과 가치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외교 △사회·경제 금기깨기를 통한 자체 역량 강화 등을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 후보가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래 안 대표와 처음 만나는 자리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정치권에선 '제3지대' 대표주자들의 첫 상견례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김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계획된 자리는 아니고, 같이 지정토론자로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았다"면서 "(안 대표와) 별다른 이야기 없이 악수와 덕담을 나눴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후보는 '실력주의로 포장한 세습주의'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불공정을 초래하는 각종 금기깨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실력주의가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저 색깔로 만들어진 세습주의"라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많고 고른 기회를 주는 '기회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외교정책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내부) 개혁을 하지 못하면 대외관계에서도 우리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후보는 자신이 제안한 정책플랫폼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에 대해 "추석 이후에나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과거 대선을 보면 여야 후보의 공약은 70~80% 같은데, 패배한 쪽은 자신이 발표한 공약도 발목을 잡는다"며 "여야 후보들의 공통 공약은 국민을 위한 내용이 많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 경험이 많은 제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지명토론자로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동연 후보 측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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