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평화 정착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왕이 부장은 "양국은 친척처럼 자주 왕래해야 한다"고 화답하면서도 “상대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사안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왕이 부장을 40여분간 접견하고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의 중국의 역할과 기여를 평가했다.
왕이 부장은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인사말을 전한 뒤 "중한 양국은 서로 떠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과 윈-윈을 실현하는 파트너"라면서 "양국은 친척처럼 자주 왕래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좋은 신뢰 관계와 우정을 구축했고, 두 정상의 견인 하에 중한 관계는 건전한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협력을 약속하고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 번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왕이 부장도 "베이징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나와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 상황에도 긴밀히 소통하며 방역 협력과 인적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양국은 신속통로 제도,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출범 등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 협력 사례를 만들어 왔다"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더 높은 단계로 발전돼 나가기를 기대했다.
왕이 부장 역시 공자의 '삼십이립(30세에 비로소 신념을 확고히 세우다)'을 인용, "내년 중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 발전에 성공적인 경험을 정리하고, 앞으로 30년 양국 관계 발전을 잘 계획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그는 "중한 양국은 나라 상황이 다르지만 상대방이 선택한 발전도를 걷는 것을 지지하고 상호 존중하고, 상대방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관심 사안에 대해 상호 존중하고, 각자 민족의 문화를 존중하고, 국민 정서를 상호 존중하는 전통이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좋은 전통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동맹인 미국 편에만 서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중립을 지켜달라는 요청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은 영미권 정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즈(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에 한국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대중국 견제에 한국을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왕이 부장은 문 대통령 예방에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파이브아이즈'에 대해 "냉전시대의 산물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는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안정됐을 때 안심하고 고위급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고,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 여부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현재 IOC와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평화 정착'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