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사가 15일 다시 쓰여졌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세계 7번째로 잠수함 발사 시험에 성공하고, KF-21 보라매에 탑재될 장거리공대지미사일 항공기 분리 시험도 무사히 수행됐다.
여기에 '전술핵급' 위력을 가진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 해상전력 접근 거부 능력을 강화할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ICBM과 동일 기술) 연소시험 성공도 공식화 됐다. 소위 핵전력만 빼고 다 갖추게 된 셈으로, 지난 5월 '한미 미사일 지침' 족쇄를 완전히 벗어난 뒤 불과 4개월 만에 우리의 군사 능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진행된 SLBM 잠수함 발사시험을 참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SLBM은 지난 8월13일 해군에 인도된 도산안창호함(3000톤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됐으며, 계획된 사거리를 비행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
KF-21 보라매에 탑재될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의 항공기 분리 시험도 수행됐다. 원거리에서 발사한 후, 스텔스 성능과 정밀항법·유도 기술을 이용해 적진으로 침투한 후 탐색기를 이용해 정밀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미사일은 탑재된 항공기에서 분리돼 날개를 펼치고 표적까지 정확히 비행해 타격에 성공했다. ADD 측은 "그동안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미사일을 대체하고 더 우수한 스텔스 성능과 긴 사거리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말 탐색 개발을 종료하고 2028년까지 최종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시험 종료 후 문 대통령은 고위력 탄도미사일 및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미사일 전력 개발 결과, 지난 7월29일 성공적으로 수행된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결과도 보고받았다.
기존의 아음속 순항미사일보다 기술적 도약을 이룬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해상전력에 대한 접근 거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심전력이며, 수출을 통한 방위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벙커버스터 탄도탄으로, '전술핵급' 위력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군사도발시 북한 지도부를 향한 강력한 응징이 가능하다. 사거리 800㎞, 탄두중량 2t 이상으로 추정되는 '현무-4'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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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의 추진기관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원리로, ICBM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 ADD는 "향후 관련 기술을 민간 이전해 뉴스페이스 시대 민간기업 주도의 우주개발 가속화, 우주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경제 및 과학기술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늘 시험의 성공으로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보다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하고, 이를 위해 묵묵히 노력해 온 개발진 및 관련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오늘 시험의 성공은 우리 방위산업 발전 및 수출 확대와 우주개발 촉진 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차질 없는 개발을 당부했다.
우리의 비약적인 군사능력 향상에 따른 북한의 경계심 고조로 향후 남북대화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800km, 고도 60여km로 탐지됐다. 양덕에서 ADD가 위치한 충남 태안까지의 거리는 약 277km에 불과해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위협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우리의 미사일 개발 추진을 두고 "이런 행동이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님은 삼척동자에게도 명백하다"며 "겉으로는 평화를 떠드는 남조선 당국이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서슬푸른 살기와 전운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사가 15일 다시 쓰여졌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세계 7번째로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하고, KF-21 보라매에 탑재될 장거리공대지미사일 항공기 분리 시험도 무사히 수행됐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탄도미사일비행시험을 참관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