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켓컬리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SSG닷컴에 이어 오픈마켓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픈마켓 도입으로 상품 구색을 늘려 성장 한계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앞둔 마켓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는 외연 확장을 내세우며 오픈마켓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켓컬리는 앞서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 '페이봇' 인수를 발표하면서 내년 상반기 오픈마켓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역량 고도화를 통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뒤,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에서 외부 판매자도 마켓컬리에서 상품을 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는 당초 까다로운 상품 선정 기준을 통해 믿고 살 수 있는 상품을 직접 골라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여러 선택지에서 고민하는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품질이 보장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호응을 얻었다.
다만 마켓컬리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 큐레이션' 방식으로는 취급 상품 수(SKU)가 적다는 한계가 분명하고, 경쟁사들이 오픈마켓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오픈마켓은 기업가치 상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누구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가 아니라, 마켓컬리의 물류창고를 거치지 않고 상품 판매가 가능한 위탁매매 형태의 서비스에 가깝다는 게 마켓컬리 측 설명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고객의 상품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오픈마켓에 진출하게 됐다"라면서 "오픈마켓 운영 품목과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품질이 보장된 상품을 판매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지난 4월 오픈마켓을 운영한 이후 현재 취급 상품 수가 5배 가까이 늘었다. SSG닷컴 역시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을 늘리고 오픈마켓 비식품 카테고리 강화를 통해 거래액 확대에 나섰다.
현재 일 최대 14만건 수준인 주문처리량을 연내 16만건으로 확대하고, 2025년에는 36만여건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지난달부터 일부 생필품 카테고리의 오픈마켓 판매를 허용하면서 배송 가능한 상품군 역시 비식품 분야로 확대한다.
새벽배송에 특화한 이들 업체는 상품 확장성 등을 고려해 기존 사업 영역에 오픈마켓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오아시스 역시 자사 홈페이지에 오픈마켓 카테고리를 마련했으며, '브랜드몰' 카테고리에서 신선식품 이외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가 지난달 31일부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상장을 염두에 둔 기존 오픈마켓 사업 힘주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과의 협업으로 컨벤션 효과를 노려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오픈마켓은 판매 수수료와 플랫폼 내 광고 수입으로 매출 상당 부분을 벌어들일 수 있어 적자로 사업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업체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픈마켓 특성이 '중개'인만큼 상품 차별화가 쉽지 않고, 누구나 제품 판매가 가능해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마케팅 비용도 만만찮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픈마켓 도입에 나선 것은 IPO를 염두에 둔 몸집 키우기 뿐 아니라 판매 중개 수수료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