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로펌) 몸집은 아기상어, 실력은 아빠 상어 '민후'

서울대 전자공학도가 만든 IP·IT분쟁 전문 로펌
상어가족 표절 시비 사건, 국내기업 승소 이끌어
인터파크·잡코리아·야놀자 사건도 줄줄이 승소
대형로펌의 전문성, 합리적 서비스로 서민 지원

입력 : 2021-09-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상어의 왕 백상아리는 빠른 속도와 효율적인 사냥으로 바다를 지배한다. 최근 백상아리를 묘사한 동요 '상어가족' 저작권 침해 소송을 승소로 이끈 법무법인 민후도, 법조계를 유유히 헤엄치며 다음 상대를 찾고 있다.
 
유튜브 조회수 100억회가 넘는 이 노래의 쟁점은 작곡가 조니 온리(본명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가 구전 가요 바탕으로 창작한 노래 저작권을 국내기업 스마트스터디가 침해했는지 여부였다.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를 바탕으로 원고(조니 온리) 창작물이 저작권법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 의뢰인(스마트스터디) 콘텐츠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승소 배경을 설명했다.
 
토대는 '공학과 법의 만남'
 
민후는 그동안 지적재산권(IP)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김 대표의 남다른 동기가 오늘날 민후의 초석이 됐다. 김 대표는 "1998년 서울대 공과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시작했다"며 "당시 반도체와 초고주파 회로 연구를 했는데, 기술 개발·연구도 중요하지만 공학과 법을 결합하면 엔지니어가 기술을 더 잘 지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법률사무소로 시작한 민후는 2014년 본격 로펌 체제로 전환했다. 민후는 '국민을(민) 살찌운다(후)'는 의미다. 원년 식구인 최주선·양진영 변호사가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속변호사로 시작한 원준성 변호사도 최근 파트너로 전환해 든든한 전력이 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대리해 개인정보 법리 확립에 일조했다.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 소송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대형 로펌을 상대로 전부 승소하며 과징금 산정기준 등 관련 법리를 정리했다.
 
양 변호사는 '잡코리아 대 사람인' 사건에서 잡코리아를 승소로 이끌어 120억원 합의에 기여했다. 사람인이 2008년 잡코리아에 등록된 기업 채용공고를 무단으로 크롤링(웹사이트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추출하는 행위)해 분쟁으로 번진 사건이다. 
 
원 변호사는 '야놀자 대 여기어때' 사건에서 야놀자를 대리해 손해배상 10억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여기어때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야놀자 데이터베이스를 크롤링했는데, 야놀자의 데이터베이스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성과물'로 인정받았다.
 
민후는 이밖에 의류업자가 경쟁사 등록상표를 동의 없이 네이버 키워드 검색광고에 활용한 사건에서 가처분 인용,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에 웹서버도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 등을 이끌어냈다.
 
거침없이 내달리는 민후의 경쟁력은 김 대표와 세 파트너 변호사, 소속변호사 10명과 경영·법무 직원 20명이 만드는 시너지다. 2014년 로펌으로 새출발하며 밝힌 "구글·애플 같은 로펌이 되겠다"는 포부를 꾸준히 실천해온 덕분이다.
 
김 대표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금도 월차나 여름휴가 외에 1년에 총 한 달 정도 안식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민후 사무실. 사진/민후
 
하나된 조직문화로 고객 만족도 높아 
 
민후의 강점은 '원펌 시스템(One-Firm System)'으로 불리는 협업으로 발휘된다. 김 대표는 "원펌시스템은 형사·민사·IT 등 문제가 혼재된 경우, 관련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큰 시너지를 낸다"며 "고객이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복잡한 문제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조력자를 만날 수 있어, 서비스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자부했다.
 
원펌 시스템은 사내정치 없이 서로 돕는 데 익숙한 분위기로 유지되고 있다. 김 대표는 "구성원 스스로 만들어 낸 조직문화"라며 "자부심을 가져도 될 정도로 중요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뢰인과 변호사 소통이 원활하고 대표와 파트너도 서면 작성·검토에 나서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현재 민후는 기존 IP 중심이던 법률서비스에서 핀테크와 IT,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융이나 형사 분야에 유능한 변호사는 언제든 환영이다.
 
김 대표는 "IT·IP·기업법·핀테크 등에서 닦아온 기반으로, 규모보다는 전문성과 서비스를 갖춘 최고의 로펌을 만들 계획"이라며 "전문성에서는 대형 로펌만큼, 그러나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유능한 로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지만, 개인적·사회적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재판이나 처분도 많이 경험한다"며 "선입견 없는 사법환경, 그리고 법리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법 현실에 밝은 법조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민후 주요 구성원들. 사진 왼쪽부터 양진영 파트너 변호사, 김경환 대표 변호사, 최주선·원준성 파트너 변호사. 사진/민후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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