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해 군의 대규모 합동상륙작전인 '피스 메이커' 시연을 참관했다. 작전명 '피스 메이커'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함께 펼치는 군 합동작전으로, 강한 힘으로 평화를 만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 제1사단 인근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국군의 날 행사가 해병대 제1사단 인근 영일만에서 진행된 것은 창군 이래 최초다. 국군의 날 주제는 '국민의 군대, 대한강군'으로, 첨단 과학화와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고 정예 강군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강한 국군의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합동기수단의 도열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군의 최신 대형수송함(LPH)인 마라도함 함상에 행사장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이용해 마라도함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마라도함에 입장한 뒤 행사장 전방에 배치돼있던 해군의 최신예 상륙함(LST-Ⅱ) 천왕봉함이 제병지휘부와 기수단을 태운 채 함포를 이용해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경례했다.
이어진 국기에 대한 경례시 해병대 1기 이봉식 옹이 맹세문을 낭독했다. 청와대는 "6·25전쟁 참전용사인 이봉식 옹은 통영상륙작전을 비롯하여 인천상륙작전, 서울탈환작전 등 해병대의 주요 전투에 참전하여 전공을 쌓은 역전의 용사"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훈·포장 수여식을 통해 연평도 포격전 당시 즉응태세 유지로 작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에 대한 적절한 상훈을 받지 못했던 해병들의 명예를 되찾아줬다. 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을 성공적으로 수송한 '미라클 작전' 유공부대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는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피스 메이커 합동상륙작전 시연이었다. 마라도함 함교에서 김계환 해병1사단장의 출동 신고를 신호탄 삼아 일제히 전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도구해안은 합동상륙작전을 훈련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며 "국군의 '합동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륙작전 시연에 앞서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군사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중고도 무인기(MUAV) 등 정보자산이 운용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어 공군·해군 공중전력 6개 편대 36대가 일제히 출격하여 핵심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항공 전력이 타격 작전을 마친 뒤 수중 장애물 제거를 위해 고무보트(IBS) 2대로 은밀 침투한 해병대 특수수색대대 요원을 필두로 대규모 해상전력이 상륙돌격작전을 실시했다. 합동상륙작전 시연의 지휘 함정인 마라도함 주변에는 독도함, 이지스함, 잠수함 등 10여척의 최신 해군함정들이 해상 제대를 편성하여 상륙함정들을 호위했다. 해군함정 위로는 각 군 헬기 전력이 출격하여 영일만 상공을 뒤덮었다.
해안에 상륙한 상륙장갑차 하차 병력이 목표 지역에 대형 태극기를 펼친 뒤 해병 1사단장은 작전 성공을 알리는 임무 완수 보고를 실시했다. 이후 도구해안에는 각 군의 군가 메들리가 울려 퍼졌고, 작전 성공을 알리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빅토리 비행이 이어졌다. 제병지휘부가 태극기로 이동한 뒤 문 대통령에게 경례를 하고 행사는 마무리됐다.
행사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각 군 총장, 해병대 사령관 등 국방부·군 인사 20여명과 연평도 포격전 유공자,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상륙작전 참전용사 50여명, 보훈 단체 및 예비역 단체 관계자 20여명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탈환작전 당시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한 고 박정모 대령의 아들 박성용씨도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