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민주당 대선주자 마지막 토론회까지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가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구속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책임론을 강도 높게 지적했고,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한 반박과 함께 이낙연 후보를 향해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는 5일 OBS 주관으로 열린 TV토론회 모두발언부터 "대장동 사건은 민주당에게도 큰 짐이 되고 있다"며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국민들에게 분노와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고 곧 있을 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안한 상태를 계속 끌고 가면서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지 잠이 오지 않는다며 "불안하지 않은 길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른바 '안전한 후보론'의 반복이다.
이낙연 후보는 또 "저번 토론회에서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호재인가라는 것에 대해 호재라고 답변을 해서 놀랐다"며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제도적 한계와 정치적 압박을 통해서 민간업자들에게 100% 개발이익을 주려던 것을 절반이나마 환수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를 겨냥해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방해했고, (국민의힘을 비롯한 토건세력이) 개발이익을 갖고 부당이익을 취한 것이 핵심"이라며 "그 얘기를 안 하고, 내부에 문제 제기만 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구속된 유동규 전 사장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가 유감의 뜻을 나타낸 것에 대한 후보들의 지적들도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사과인지 아닌지 모를 입장을 표명했다"고 비판했고, 박용진 후보는 "정치인의 사과나 책임은 국민이 됐다 할 때까지"라며 "나중에 기소가 더 되거나 하면 따로 입장 표명을 할 것이냐"고 압박했다. 추미애 후보도 "이재명 후보는 책임의 한계가 어디까지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유동규 전 사장 구속에 대한 유감 표명에 대해 "이 (대장동) 사업을 잘못한 책임이 아니고,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제도적 한계와 압박 속에서 (이익을) 환수했는데, 그래도 나머지를 가지고 도둑 잔치를 하는, 이에 따른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유감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2015년 메르스 당시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었을 때 '저는 병원장을 야단치거나 보건소장에게 떠넘기지 않고 100% 제가 다 책임진다'고 했는데, 이번 것(유동규 관련 사건)과 다르지 않느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부하직원을 통솔할 행정적 책임이 있고, 직원들의 개인적 일탈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실상이 완벽하게 드러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보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곧바로 역공이 펼쳐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 "이 후보도 전남지사와 총리할 때 (생각해보면) 휘하에 얼마나 많은 사고가 일어났느냐"며 "똑같이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고, 이낙연 후보는 "저는 이재명 후보처럼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훨씬 더 깊게 사과드렸다"고 맞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또 "이낙연 후보가 총리 하는 동안 집값이 폭등했다"며 반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2015년에는 부동산 불경기였는데, 2018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해 (대장동) 개발업자들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잘 된 것은 자기 공이고, 잘못 된 것은 남의 탓이라고 반복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오는 8일 예정됐던 방송 3사(KBS·MBC·SBS) 주관 TV토론회는 방송사 편성 문제로 무산됐다. 이로써 지난 7월28일 시작했던 민주당 대선 경선 TV토론회는 이날로 모두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5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