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9부능선 넘은 이재명, '대장동 의혹' 앞엔 궁색

유동규 놓고 오락가락…책임은 유감 표명으로 대신

입력 : 2021-10-05 오후 6:30:57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까지 9부능선을 넘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의혹' 수렁으로 다시금 빠져드는 모양새다.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관련 인사들 중 처음으로 구속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 특검 수용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일단 이 후보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유 전 사장의 '개인 일탈'로 규정, 책임에서 한 발짝 비켜있겠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물론 이낙연 민주당 후보 등 경쟁자들은 이재명 후보가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대장동 의혹에 대한 그의 말 바꾸기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팩트체크 차원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입장 변화를 시간 흐름대로 정리해 봤다. 
 
"측근 아니다"에서 "선거 도왔다" 오락가락  

이 후보는 지난달 14일 "대장동 개발은 지금도 자랑하는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며 "대장동 개발은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 후보는 지금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다만 상황이 바뀌었다. 보름여 동안 유 전 사장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에 섰다는 보도가 연달아 나오면서 이 후보를 괴롭혔다. 유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동사 기획본부장 시절, 대장동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 사업자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화천대유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6월 체결한 사업협약서에서 공원조성비 2561억원과 임대주택용지 상당액 만큼의 배당 우선주를 가지는 것으로 정리했다. 당시 사전협약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화천대유에 1822억원을 현금으로 정산하도록 하는 조항도 못박았다. 일각에서는 유 전 사장의 설계와 관련해 성남시가 취할 배당 수익을 못박음에 따라 결론적으로 민간에 개발이익을 몰아줬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TV토론회에서 "민관 합작을 하려면 일단 민간 개발업자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 마귀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며 "돈이 마귀라고 하는데 (민관합작을 하려면) 마귀의 돈을 써야 하고 마귀와 거래를 해야 한다.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오염이 일부 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 불과 16일 만에 "마귀와의 거래"로 바뀌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 후보는 유 전 사장 측근설을 적극 부인하며 연결고리 차단에도 적극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박용진 후보가 '유 전 사장이 이 후보의 측근이 아니냐'고 묻자 "제 측근이라는 건 지나치다.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제 선거를 도우거나 사무실 집기 사는 것을 도왔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토론 도중 스텝이 꼬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후보는 "이 분(유 전 사장)이 원래 리모델링하던 분인데 선거를 도와주셨고, 도시개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에서 직원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직원 관리를 매우 잘했다. 그 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공모했고, 실력이 있어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선거를 도와준 적도 없다"고 했다가 "선거를 도와줬다"고 스스로 번복한 셈이다. 
 
이재명 "유동규 문제 있으면 책임지겠다"…'책임'은 '유감 표명'
 
유 전 사장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유 전 사장이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김만배씨 등에게 뇌물 총 8억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구속했다. 유 전 사장이 뇌물을 받는 대가로 화천대유에 개발이익을 몰아줬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추가됐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같은 토론회에서 박용진 후보가 '유 전 사장이 연관돼 있으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이냐'고 묻자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책임'을 '유감 표명'으로 결론 지었다. 그는 지난 4일 "성남시 공무원과 산하기관 소속 임직원의 관리책임은 당시 시장인 제게 있는 게 맞다. 살피고 또 살폈으나 그래도 부족했다"고 했다. 그러나 유 전 사장이 잘못을 했다고 해서, 사퇴하라는 야당 측 주장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어디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에서 정한 개발이익 환수 말고 추가로 개발이익을 환수한 사례가 있느냐"며 "도지사가 지휘하는 2만~3만명 직원 가운데 1명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사퇴하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앞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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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