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 수요가 여전히 양호한 흐름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 불안으로 인해 제조업 심리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도 앞당겨 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확실성 여파가 증대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고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은 지 6개월만에 '불확실성 확대', '대면서비스업 부진', '하방 위험 증대' 등 부정적 표현이 대거 등장했다.
KDI는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주요 대면업종에서 생산이 감소하고 고용도 위축됐다"며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중간재 수급 불안으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생산이 위축되고 기업심리지표가 하락하는 등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주요 지표를 보면 대면서비스업 부진이 심화되고 원자재 수급과 물류 불안으로 제조업 기업심리가 위축됐다.
8월 전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는 6.0% 증가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2%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5.0%), 운수 및 창고업(-1.3%), 교육 서비스업(-1.7%)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세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하는 등 2개월째 내림세다. 원자재가격 상승 및 물류 불안으로 제조업 심리지표인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8월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3.8% 증가했으나 전월(7.9%)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다만,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한 103.8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1.8% 증가했지만, 선행지표인 9월 자본재 수입액은 2.0% 증가로 전월(21.3%)보다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됐다.
수출은 일평균 기준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9월 수출은 명절 이동에 따라 전월(34.8%)보다 낮은 16.7%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7.9% 늘었다.
고용시장은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세가 지속됐다.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만8000명 증가하며 전월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계절조정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은 62.5%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며 2.5% 상승했다. 원자재가격은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며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 시장은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고 원화 가치와 주가는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해 달러화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전월 말보다 24.5원 상승한 1184.0원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전월 말보다 4.1% 하락한 3068.8을 기록했다.
KDI 측은 "세계 경제도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 여건의 개선세가 둔화됐다"며 "9월 이후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백신도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의 부정적 영향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한 식당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