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구글플레이의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소규모 개발사나 1인 개발사에 아주 좋은 창구다. 올해는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행이 돼서 이용자들과 여러방식으로 소통할 수도 있어 의미 깊었다."
지난달 결승전을 마친 구글플레이 인디게임페스티벌 2021에서 톱3에 선정된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는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인디페에 참여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가 출품한 작품은 '고양이와 스프'라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다. 8살 딸이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보통 유저들이 일주일 정도 플레이를 하면 게임을 삭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마고치'처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시발점이 됐다. 그러면서 그는 "10여년간 게임 개발을 하면서 많이 지쳤던 것 같은데 (이 게임은) 스스로의 힐링을 위한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이번 인디페에서는 힐링을 테마로 한, 그 중에서도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게임들이 다수 상위권에 랭크됐다. 톱3에 선정된 게임 중에서는 고양이와 스프 외에 반려묘에게서 영감을 얻은 콘코드의 '더 웨이 홈'이 있고, 인기게임상을 수상한 퍼니이브의 동물인형샵도 힐링과 동물 키워드를 관통했다. 톱3 수상작 중 하나인 소은게임의 퇴근길 랠리는 다소 거친 퇴근길 레이싱을 통한 대리만족 경험으로 이용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대해 이날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한 함은혜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코로나19 시국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경향같다"고 말했다. 장기간의 팬데믹과 거리두기에 지친 이용자들이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의 게임에 마음을 연 것 같다는 평가다.
구글플레이는 13일 온라인으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구글플레이
이날 열린 개발자와의 대화는 올해의 인디페에서 톱3에 선정된 게임과 인기게임 수상작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디페가 게임을 알릴 수 있는 홍보 창구가 됐다"며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세 번째 인디페에 참여했다는 김 대표는 "주로 액션, 하드코어적인 느낌의 게임만 만들다 처음으로 잔잔한 분위기의 게임을 만들어 톱3에 들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인디페 이후 다운로드 수가 급증해 10만건을 넘었다"고 전했다.
김제웅 퍼니이브 리더도 "인디페 이전에는 10만 정도였던 다운로드 건수가 행사 이후에는 25만 가까이 늘었다"며 "참여 자체가 많은 홍보가 됐는데 게임의 불편사항을 자세히 지적해 준 사람들이 적지 않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에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행사가 진행, 개발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 됐다.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여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축제다운 축제'가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 리더는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행사가 진행될 때는 다른 개발사의 부스를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번 인디페는 비대면 행사였지만 오히려 다른 개발사들과 활발히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플랫폼 상에서 다양한 요소를 찾고 즐기는 점도 재미있었다"며 "보이스 채팅으로 심도 있는 피드백을 남겨줬던 이용자가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신명진 콘코드 대표 역시 "인디페를 거치면서 메타버스가 향후 구현이 가능하나 실체 있는 기술이란 점이 체감됐다"며 "유저와 개발자 간에 여러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메타버스의 강점인 것 같다"고 호평했다.
구글플레이 인디페 2021 주요 성과 인포그래픽. 사진/구글플레이
한편 지난 2016년 시작된 구글플레이 인디페는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 주역인 인디 개발사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에는 총 1507개 개발사가 1632개의 게임을 출품했다.
지난달 4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된 결승전에는 2600여명의 유저가 참여했고, 단순 방문 수도 6700여회에 달했다. 게임 좋아요 클릭 수는 33만건을 상회했고 개발사의 개별 부스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재생 횟수도 2만1000여회를 기록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