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조용훈 기자] 공공기관 이전 기관 중 부산·전북 혁신도시가 비교적 성공 모델로 평가된 데는 인접한 지역의 대도시 인프라 활용, 양질의 교육·의료 여건에 따른 지식기반산업 고용률 개선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변 도시와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 지역 중 부산 혁신도시는 계획인구(7000명) 대비 달성률이 105.7%으로 전체 혁신도시 평균(85.6%)을 상회했다. 가족동반 이주율도 77.5%으로 전체(65.3%)보다 높았다.
부산이 다른 혁신도시에 비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한 데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2~3배 가량 높은 지식기반산업의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식기반산업은 연구개발(R&D) 지출의 비율이 높은 산업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제조업, 금융업 등이 포함된다.
KDI가 일반제조업과 지역서비스업, 지식기반산업으로 구분해 평균적으로 증가한 산업별 민간고용을 주변 도시와 비교·분석한 결과 부산 내 혁신도시가 자리한 영도구·남구·해운대구의 지식기반산업 고용증가율은 부산의 다른 지역에 비해 24%포인트 높았다.
반면, 인구 유입 효과가 크지 않은 도시들은 혁신도시 내 제조업과 지역서비스업 고용의 증가율이 상승했으나 지식기반산업의 고용창출은 유의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부산, 강원, 전북이 지식기반산업이 증가하면서 인구 유입도 증가한 데 반해 광주·전남, 울산에서는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인구 유입 효과가 있었던 강원, 전북도 각각 14.6%포인트, 13.8%포인트 증가했다. 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의료 관련 공공기관들이 대거 이전하면서 의료 관련산업들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전북은 전주에 국민연금공단과 농촌진흥청 등이 자리잡았다.
이에 더해 부산은 전체 혁신도시 10개 가운데 유일하게 재개발형으로 도심에 건설된 사례이기도 하다. 부산의 기반시설과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로 작용해 일자리 증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이 같은 지역별 편차는 부산의 영화산업이나 강원도의 의료산업과 같이 이전기관의 산업이 이전 지역의 기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에 크게 좌우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혁신도시의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인구유입을 위해서는 대도시의 기반시설과 인적자원을 활용해 질적 정주여건을 향상시키고 지식기반 산업의 고용효과를 증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전 지역의 주변 대도시와 거점도시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기반시설을 확대하고 그리고 인적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이런 정책이 다시 추진된다면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과가 있는 분야를 잘 선정을 해서 공공일자리를 배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의제는 여전히 정치권 중심의 논쟁이다. 정부 내에는 관련 정책에 대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으로 국민적 합의와 함께 정책적 의사 결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후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떤 기관을 선정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균형위 내 실무진 차원에선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어떤 업무도 보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국토연구원도 비슷한 입장이다.
국토연 관계자는 "연구원 차원에서는 현재로선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정책 평가만 진행했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별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4·15 총선을 앞두고 국토연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사전협의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 지역 중 부산 혁신도시는 계획인구(7000명) 대비 달성률이 105.7%으로 전체 혁신도시 평균(85.6%)을 상회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세종=용윤신·조용훈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