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한걸음 남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가 종료된 후 이같이 밝혔다. 이날 17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모든 비행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도, 위성모사체가 7.5㎞/s의 속도에 도달하지 못해 지구저궤도 안착하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분석 결과, 누리호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한 521초 동안 연소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 국내 독자개발 발사체가 첫 비행시험임에도 1단 엔진 점화부터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주요 발사 단계를 모두 이행하고도 위성 안착에 실패해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처음 1단 점화부터 1·2단 분리, 페어링 분리, 위성분리 등까지 모두 정확한 시간에 됐는데 딱 하나 연소시간이 짧아 궤도에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3단에서 연소 종료가 일찍 일어난 부분은 어렵지 않게 원인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드시 극복해 다음번에는 완벽한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발사된 누리호는 비록 위성 안착에는 실패했지만, 국내 독자기술이 적용된 첫 시험 비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누리호 1단부는 75톤급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돼 300톤급의 추력을 내는 핵심기술이 적용돼 이날 발사에서 1단부 비행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또한 1단과 2단, 페어링, 2단과 3단의 성공적 분리와 점화를 통해 단분리 기술을 확보한 점도 성과로 평가받는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의 조기 종료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탱크 내부 압력 부족이나 연소 종료 변경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착수한다. 데이터 분석이 끝난 후 부족한 점을 발견해 필요한 전문가를 추가해 발사조사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이날 아쉬운 비행을 마쳤지만 앞으로 2027년까지 5차례의 추가발사를 통해 발사체·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고도화한다. 먼저 내년 5월 모형 위성 및 과학실험위성을 실은 2차 비행시험이 진행된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이날 발사는 첫번째 비행시험이다. 두번째 비행시험이 내년 5월에 준비된 상황"이라며 "개발 과정에 있는 상황이고, 개발과정을 성공과 실패로 규정 짓긴 어려울 것 같다. 내년 5월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