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사퇴 시점이 내주 중순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 확정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후보로서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 기조를 재확인해야 한다. 이때야 비로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도 길이 열린다.
이 후보는 22일 광주시 북구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도지사 사퇴는 언제 하느냐'는 질문에 "좀 지켜봐 달라"면서 "곧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이 후보는 이날 광주와 경남 봉하마을 방문 이후 사퇴 입장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이 후보 측도 전날 "22일쯤에는 사퇴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이 후보가 사퇴 시점 언급을 피하면서 기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사퇴 시점 조정은 이 전 대표와의 회동, 문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이 후보 측 한 핵심 관계자는 "사퇴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면서 "다음 주가 될 수도 있고, (현재)여러 상황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전에 회동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이 전 대표도 찾아뵙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로서는 냉랭한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급선무다. 이 전 대표의 냉기가 여전해, 그를 지지했던 이들도 이 후보 쪽으로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다. 차기 대선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 접전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팀 기조 와해는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다. 청와대도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을 사실상의 문 대통령 회동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까지 이뤄져야 비로서 당의 공식 후보로 추인된다는 점에서 애가 탈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지지자들 마음을 달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정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광주시 북구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광주=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