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또 다시 충돌했다. 윤 후보는 전두환 미화 발언 공세에 "말꼬리만 잡는다"고 불만을 드러냈고 유 후보는 윤 후보가 언급한 전두환씨, 원전 관련 발언들이 "허위"라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22일 국민의힘 맞수토론에서 윤 후보는 유 후보의 공세에 '전두환 미화' 발언과 인스타그램 '개·사과' 사진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유 후보 본인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김재익을 써서 경제를 잘 챙기고 그 덕분에 80년대 잘 먹고 살았고, 이것은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동의하는 일이란 말을 했다"고 역공했다.
유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자, 윤 후보는 "3년전 기재부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말을 했는데 본인 이야기만 맞는 말이냐"며 "저한테는 '국민의힘 당대표실에 전두환 사진은 없다, 지워진 사람이다'고 했는데 본인은 두 번이나 말해놓고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니냐"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라며 "속기록 나중에 확인해보라"고 맞섰다. 윤 후보는 "보도에 나온 애기인데 제가 비판받는 것은 좋은데 적어도 유 후보에게 이런 얘기를 듣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또 윤 후보는 유 후보의 정치경력을 문제 삼았다. 탈당과 창당, 복당의 반복 사례를 세세하게 열거한 뒤 "이렇게 탈당, 합당, 분당을 반복했는데 보수의 개혁을 이뤘냐"고 물었다.
유 후보는 "많이 이뤘다 생각한다"며 "과거 보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만 외쳤는데 저는 헌법가치를 자유 뿐 아니라 공정, 평등, 정의, 인권, 환경까지 굉장히 넓게 보수가 챙겨야 한다는 뜻으로 그 개혁보수 정신은 지금 이 순간 국민의힘에도 그대로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2017년에 탈당 후 '이 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반박하자, 유 후보는 "당에 있을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자유한국당 시절 경쟁할 때 해체돼야 할 정당이라고 그랬지, 윤 후보처럼 당에 들어온 지 두 달 밖에 안 된 사람이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는 안했다"고 반격했다.
심지어 토론 중간 윤 후보는 "유 후보는 토론하러 나온 건지, 말꼬리를 잡는 건 차라리 좋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유 후보는 "국민의 분노하는 말에 대해 묻는 게 왜 말꼬리냐"고 응수했다.
유 후보가 "저는 22년째 정치하는데 평생 검사로 살아온 분이 스스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윤 후보는 "유 후보가 경제학 박사고, 본인도 경제전문가라고 말해 10여차레 토론과정에서 지켜봤는데 유 후보가 과연 경제전문가인지, 입증을 못하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유 후보는 "윤 후보가 준비됐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다시 반박하자, 윤 후보는 "검찰 업무를 모르시는 모양인데 기본적으로 공정거래, 금융, 노동과 관련된 경제 일들이 대부분이어서 경제에 대해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오히려 "본인의 경제 역량을 토론에서 보여줬어야 하는데 인신공격이나 했지, 정책에 대한 어떤 걸 보지를 못했다"며 "20분 시간에 13분 이상을 인신공격만 한다"고 유 후보를 비난했다.
유 후보의 반도체 공약을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윤 후보가 "경제전문가로 본인은 이야기하지만, 중요 공약에 가장 필요한 핵심 사항이 뭐가 없다"며 "반도체 공장이 나오려면 당연히 전력공급이나 입지가 나와야 민간이 들어오지, 강압적으로 삼성 들어오게 할 거냐"고 따졌다.
이에 유 후보는 "전력공급 계획이 없으면 공장 지을 생각도 못하냐"며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도시를 남부경제권 경제와 일자리 살리기를 위해 '영호남 아우르는 지역에 짓겠다' 하니 좋은 생각이라고 할 줄 알았더니 반도체 미래도시를 전력이 없어서 못 짓냐"고 되물었다. 이어 "이거야 말로 트집잡기"라고 비판했다.
격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때 '인구밀집지역에 원전을 아파트처럼 짓는 나라 없다', '현재 계획된 미착공 원전을 전면 중단하고, 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시킨다'고 했는데 이거 역시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처럼 문재인 공약하고 똑같은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사실 아닌 이야기를 막 하신 것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넣어서 말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경고한다"고 발끈했다.
윤 후보가 "건설 중 원전을 제외한 신규원전계획 전면중단, 연장수명 금지라고 말씀하신 게 탈원전 아니냐"고 묻자 유 후보는 "탈원전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다"며 "새로 원자력을 지을 때 안전문제를 신경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유승민(왼쪽부터), 홍준표, 윤석열,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2일 서울 마포구 YTN 뉴스퀘어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