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과 정부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20%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최대 15% 수준에서 인하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역대 최대 폭의 인하 조치다. 또 4분기 공공요금도 동결키로 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 당정협의 직후 "최근 국제 유가가 8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휘발유 가격도 1700원 중반대까지 올라 가계와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당정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내 물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엄중하게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물가 안정 방향을 적극 추진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당정은 논의 결과 총 세 가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먼저 국제 유가 및 국내 휘발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20% 인하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를 통해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최대 164원, 경유 116원, LPG·부탄 40원까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류세 20% 인하는 내년 4월까지 총 6개월간 진행된다. 6개월 간 유류세 부담 경감 규모는 총 2.5조원 수준에 이른다. 당정은 국민들이 유류세 인하를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할당관세 2% 적용 중인 LNG를 0% 수준으로 인하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를 통해 가스요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고, 상업용 LNG 사용 기업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4분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 농축산물 할인행사 추진, 중소기업 원자재 부담 완화 등 생활물가 안정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당정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물류 대란, 공급자 부족 때문에 물가 상승 요인이 계속됐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며 수입 물가도 2.4% 올랐고 달걀과 식용류 등 생필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특히 기름값 상승은 생계형 운전자 등 영세 자영업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가뜩이나 장기화된 코로나로 생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고충이 가중되지 않도록 당정간 이런 협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당정협의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현재 물가 상승의 국제적 요인은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 물기 관리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정이 함께 선제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을 면밀히 관리해 단계적 일상회복과 더불어 민생 경기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나가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오늘 당정협의와 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행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당장 국민들의 체감 물가가 피부에 와 닿게 인하하고, 또한 연간 물가 수준이 2%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6일 오전 물가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휘발유, 경유, 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20%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내리게 된다. 지난 2018년 유류세 15% 감면 조치에 이은 역대 최대 인하폭이다. 사진은 26일 오전 서울시내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