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제13대 대통령을 역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향년 89세 일기로 별세했다.
1932년생인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암 수술을 받으며 건강이 악화됐고, 희소병인 소뇌위축증과 천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했다. 최근 병세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삶을 마감했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김옥숙씨와 딸 소영씨, 아들 재현씨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교한 뒤 육군 대장까지 역임했다. 제4공화국 당시 전두환씨와 함께 군내 불법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 12·12 군사반란을 주도했다. 전씨 집권 뒤에는 정치인으로 전향, 내무부 장관과 12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이후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한 상황에서 '보통사람'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제6공화국 출범과 함께 최초로 직선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대통령에 재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강력범죄와 조직범죄를 소탕하는 데 앞장섰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중국과 소련 등 공산권 국가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북방외교 정책을 추진, '고립'에서 '확장'으로 외교 방향을 고쳐 잡았다. 특히 이후 정권의 모든 대북 정책에서 기초를 이루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퇴임 후인 1995년 전두환씨와 함께 나란히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997년 4월17일 대법원의 반란수괴 등에 관한 판결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여억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12월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교황 요한바오로2세 방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