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년간 서울시 채무 비율이 12%에서 22%로 늘며 방만한 재정운영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2022년 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사업의 재구조화와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께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에 오시자마자 제가 그동안 방만한 재정운영을 했다고 성토하면서 채무 7조원 감축 약속을 했고, 2014년에는 채무 7조원 감축 달성 공포식을 열기도 했다"며 "업무추진비도 줄이고 각 부서에 종이 한 장, 연필 한 자루도 아껴 쓰라고 독려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7조원의 채무를 갚을 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서울시 채무는 ‘줄인 것’이 아니라 ‘줄어든 것’이었다"며 "저의 이전 재임 시절에 SH공사를 통해 마곡, 은평, 문정지구 등 도시개발에 13조5789억원을 선투자해둔 데 대한 수익을 회수한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택지매각과 주택분양으로 20조8865억원을 회수했고 이 중 재투자하고 남은 6조8000억원을 채무 줄이기에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제가 준비한 투자계획과 그 수익으로 채무를 줄이면서 저를 무책임한 시장으로 비난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서울시 예산 규모는 2011년 21조원에서 올해 45조원으로 10년간 두 배 이상 늘었다. 오 시장은 이 과정에서 서울시 채무 비율은 2012년 12%에서 올해 9월 기준 22%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산하기관까지 합한 서울시 채무는 18조9000억원으로 불어나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현금성 복지를 포함한 사회복지 분야의 비중은 지난 10년간 8.6%포인트가 증가한 반면, 도로교통(-4.1%p)·산업경제(-0.6%p)·공원환경(-5.3%p) 같이 도시환경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뒷걸음질 쳤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2010년 저의 재임 시기에 착공한 월드컵대교를 11년이 지난 올해에서야 개통되게 만들어서 불필요한 비용 증가는 물론, 막대한 시민 불편까지 야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빚을 내서 마련한 예산이 사용된 곳들을 보면 미래에 회수가 가능한 투자는 별로 없고 빚 돌려막기가 아니면 일회적 선심성 지출이 너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공사채 발행을 위해 서울시가 교통공사의 도시철도공채를 이관 받은 것,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용지의 실효를 막기 위해 단기간에 보상금을 마련하려고 지방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것, 무상보육지원 같은 복지 분야 사업도 재원이 없어 지방채를 발행해 시행한 점을 사례로 꼽았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예산이 지원되는 투자출연기관에도 재정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9개의 투자출연기관이 신설돼 총 26개의 기관이 한 해 11조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혁신이 필요한 기관도 있다"며 "설립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에서는 4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시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서울시미디어재단 tbs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방송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임 시장께서 지하철 양 공사를 통합해 만든 서울교통공사 또한 적자 누적으로 매년 단기자금 차입과 상환을 반복하면서, 매년 지급할 비용들을 다음 연도로 이월하면서 한 해 한 해를 근근이 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2년간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시민들의 민생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소상공인과 청년 등 지원이 필요한 분들께 최대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강도 높은 재정혁신을 통해 낭비를 없애면서도 어려운 민생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시민의 혈세를 알뜰히 쓰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보육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