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진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세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만성적으로 목에 뻐근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다. 단순한 피로로 생각하고 넘길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후종인대골화증을 의심할 수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에 뻐근한 느낌과 함께 심할 경우 신경 압박으로 팔다리에 마비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를 뒤쪽에서 지지해주는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히 굳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경추에서 흔히 발생한다. 후종인대는 척추 사이의 움직임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단단히 굳어지게 될 경우 자연스러운 척추의 움직임이 방해받게 된다. 또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상체에 마비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40대 이상 중년층부터 발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후종인대골화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3만517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 환자 수가 797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환자들의 연령대 대다수가 40대 이상 중년층으로 나타났다. 후종인대골화증을 앓은 40대 이상 환자 수는 2만9156명으로 전체 환자의 95%를 차지했다.
후종인대골화증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유전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서양 사람들에게서는 발병이 흔치 않으며 한국인과 일본인 같은 동양인들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또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 골다공증 등도 후종인대골화증 발병에 관여할 수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이 뻣뻣해 움직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불편함이 크다. 흔히 담에 걸린 것 같다고 표현하는 환자들이 많으며 증상 초기에는 통증으로 시작해 목 주변에 압박감이 나타나게 된다. 이후 증상이 더 진행되면 후종인대가 딱딱해지고 부위가 커지게 되면서 신경을 압박해 팔이나 손 저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더 악화하면 하반신에도 마비 증세가 나타나 보행에 어려움이 생긴다. 심할 경우 사지 마비와 함께 배뇨와 배변 장애,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어 증상 초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 진단을 받은 환자 대부분은 극심한 통증보다는 목 주변의 불편함과 팔이 올라가지 않는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문진한 결과 후종인대골화증이 의심된다면 CT나 MRI 검사를 통해 질환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비교적 초기에 질환이 발견됐다면 약물치료와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을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면 신경 압박이 시작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경추 전방 접근법을 통해 굳어진 인대를 적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3개 이상의 척추체에서 증상이 나타났거나 척수 손상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경추 후방에서 접근해 신경관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장한진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과장은 "퇴행성 질환인 후종인대골화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목을 습관적으로 꺾는다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 누워서 책을 보거나 미디어 기기를 사용하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40대 이상이거나 목에 뻣뻣함과 함께 팔 저림이 느껴진다면 후종인대골화증을 의심할 수 있다"라며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움직임에 있어 불편함이 지속돼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