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율이 60%를 넘었다.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2007년 경선(이명박 대 박근혜)이 새삼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오후 5시 기준 책임당원 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34만9762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61.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모바일 투표와 이날 시작한 ARS 전화 투표를 합산한 수치다. ARS 투표는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4일까지 실시한다.
당원 투표율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54.49%로 이미 18대 대선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8대 대선 경선 당시 당원 투표율 41.2%와 19대 대선 경선 당원 투표율 18.7%는 물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된 6·11 전당대회 당시의 당원 투표율 45.36%도 일찌감치 훌쩍 넘겼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4일 마감되는 최종 투표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마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한나라당 17대 대선 경선 당시 70.8%의 투표율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내놨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경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박 후보의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를 겨냥했고, 박 후보는 이 후보의 BBK와 다스 문제를 비판하며 연일 난타전을 벌였다. 경선 결과 또한 예측이 힘들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1.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최종 후보에 선출됐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 상황도 비슷하다. 국민의힘 양강인 윤석열·홍준표 후보는 각 여론조사 지표마다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웅을 겨루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조차 신규 당원 수와 투표율 총량만으로는 어느 후보가 유리할 지 판세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심에서는 홍 후보가, 당심에서는 윤 후보가 앞선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두 후보는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군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판세에 대해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은 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것 아니겠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도 "80% 가까운 투표율이 될 것으로 당원들이 그만큼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오더(지시) 내리고 강요하는 투표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이 '웹발신(단체 문자)이니까 찍어달라'고 했는데 대답은 욕설로 받았을 것으로 결국 바람이 이기는 경선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이날 돌입했다. 4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문항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이길 국민의힘 주자는 누구인가'를 4지선다로 묻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50% 대 50%로 합산해, 5일 오후 2시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3일 양강인 윤석열·홍준표 후보는 경선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안갯속 판세로 인해 지난 2007년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붙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새삼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