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배달앱 서비스 요기요의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위대한상상'으로 새출발한다. 당장의 임무는 시장 영향력 회복이다. 요기요가 장기간 이어진 경영 불확실성으로 제한적인 마케팅만 하던 사이 후발 주자였던 쿠팡이츠가 거세게 추격을 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하이퍼 로컬 커머스 플랫폼 회사로의 도약을 꾀한다.
지난달 29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GS리테일(007070)로 구성된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에 인수가 완료됐다. 지난해 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약 88%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요기요 매각전'이 지난한 과정 끝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CDPI는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교체하고 하이퍼 로컬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새 시작을 알렸다. 새 사명인 위대한상상은 기존의 것을 바꾸는 차원이 아닌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새로운 상상을 통한 혁신으로 커머스 시장에서 '고객의 가장 가까이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고객 중심의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새 출발을 위해 직원들에게도 두둑한 보상을 약속했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주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기여했다는 의미의 '매각 위로금'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근속 3개월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월 고정급의 200%와 근속 공로금이 제공된다. 3개월 미만 근속 직원은 내규에 따라 지급된다.
전열을 정비한 요기요의 급선무는 시장 지위 회복이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의 매각을 명령할 때만 해도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1년 사이 경쟁 구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만해도 한 자릿 수 대 점유율에 불과했던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앞세워 급격히 사세를 확장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두고 치킨게임을 불사하는 동안에도 요기요는 '강 건너 불구경' 마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단건배달보다는 '인공지능(AI) 배차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없는 내부 상황 때문이었다.
그러는 사이 요기요의 이용자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9월의 배달앱 3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배달의민족 2075만명, 요기요 787만명, 쿠팡이츠 52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배달앱 3사 중 가장 큰 비율로 감소했다.
요기요는 최근 배달앱 최초로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출시했다. 사진/요기요
경영 불확실성을 털어낸 요기요는 각종 이벤트로 고객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할인 구독 서비스에 멤버십 혜택을 더한 '요기패스'를 출시했다. 월 9900원에 요기요 앱 주문 시 기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더해 여행·쇼핑·레저·이커머스 영역에서의 제휴 할인 혜택을 준다. KB국민카드와는 요기패스 멤버십 무료 이용 혜택 등을 제공하는 PLCC '요기패스 신용카드'도 출시한다.
요기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음식 배달 주문을 넘어 포장, 편의점, 화방품 배달 주문까지 배달앱 안에서 처음 경험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기술과 혁신으로 고객들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커머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