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의 확실한 대표 공약은 눈에 띄질 않는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전환적 공정성장과 기본소득을 정책 의제로 띄우며 주목 받았던 것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조차 윤 후보의 정책 미비를 짚었던 이유다.
다만, 윤 후보의 분야별 청년 맞춤형 정책이 눈길을 끈다. 청년원가주택 30만호 공급, 군필자 청년 가점 부여 등이 대표적이다. 취약지대인 2030 세대 표심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윤 후보는 함께 경선에서 뛰었던 후보들의 대표 공약을 수용하는 동시에, 향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세하면 원점에서 공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일단, 6일 기준 윤 후보 캠프 홈페이지에 기재된 분야별 정책 비전 내용을 뜯어보면 첫 번째 공약은 부동산 정책이다. 윤 후보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전국에 250만호 이상, 수도권에만 130만호 이상의 신규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월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원가주택 30만호·역세권 첫집 20만호 공급 약속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에 맞춰졌다. '청년원가주택 30만호 공급'이 대표적이다. 청년을 중심으로 무주택 가구에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주택을 건설 원가로 매년 6만호, 5년내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분양가의 20%만 있으면 구입이 가능하고 나머지 80%는 장기 저리로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해 '역세권 첫집 주택 20만호 공급' 공약도 내놨다. 역세권의 민간 재건축 단지와 저활용 국공유지를 고밀 개발해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청년 및 무주택 가구에 시중가격의 50~70%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주택 공급 정책 외에도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로 높이는 등 금융 규제를 풀겠다고 공약했다. 또 1주택 가구에 대한 보유세 완화, 양도세 세율 인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7월17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 앞에서 어린이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총 10개 분야 정책 비전 중 4개가 육아 지원
윤 후보가 지금까지 내놓은 총 10개 분야의 정책 비전 중 4개가 영유아 보육·초등 돌봄·육아 지원에 관한 내용에 집중됐다. 이 역시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신혼부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0세부터 2세까지 가정양육수당 월 30만원으로 인상, 영아 1인당 월 50만원 수준 지원, 만 5세 대상 전면무상보육 실시 등을 공약했다. 또 부모 각각 1년6개월씩 총 3년으로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도 보장키로 했다. 돌봄서비스를 통합한 '우리아이돌봄 통합플랫폼 구축'도 약속했다.
임신·출산 지원에 관한 공약도 내놨다. 여성 건강검진 등 건강보험을 통한 지원을 확대하고 난임 지원 소득기준도 폐지키로 했다. 난임 휴가 확대와 출산 가정에 바우처 제공, 산모·신생아 케어 건강관리사 파견 등도 제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대학생·취준생·청년창업자들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도약보장금 지급 및 청년도약계좌 도입…지역 청년들에겐 맞춤형 매칭 서비스
청년층을 직접 겨냥한 공약도 있다. 교육·취업 기회가 부족한 지역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매칭 시스템을 제공하고, 상담과 멘토링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또 취약계층 청년에게 월 50만원의 '청년도약보장금'을 지급해 진로 탐색과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빚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모든 청년들을 대상으로 국가가 납입액을 보조하는 '청년도약계좌' 제도 도입도 약속했다.
20대 남성 겨냥한 군필자 청약 가점제 도입…병영문화 개선책도 제시
윤 후보의 청년 맞춤형 정책은 일부 외교·안보 공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취약 지지층인 20대 남성을 겨냥해 '군 복무 경력 인정을 위한 법제화'를 약속했다. 또 군 복무자 주택청약 가점 및 공공임대주택 가점 부여, 현역병 국민연금 가입 기간 18개월 확대 등도 제시했다. 이외에 군 복무기간 중 자기계발 활용 기회 확대, 군 특성에 맞는 의료체계 개선, 토·일·공휴일 휴가일수 미포함 등 병영문화 개선책도 내놨다.
윤 후보의 또 다른 외보·안보 공약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남북 대결이 아닌 개방과 소통으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판문점 남·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및 3자 간 대화 상설화,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협력사업 가동, 조건 없는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놨다. 대북 압박용 정책도 뒤따랐다. 한미 간 논의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핵무기 전략자산 전개 협의절차를 마련하고, 핵무기 운용 연습도 정례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한중 관계에서는 고위급 전략 대화 정례화를, 한일 관계에서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업·입시 비리 엄단…'암행어사제'·'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공약
이외에도 윤 후보는 코로나 19사태 극복과 관련해 특례보증 대출을 통해 50조원을 추가 지원하고, 최대 43조원 규모의 희망지원금을 조성해 1인당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본부'를 설치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강력범죄 및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만 14세→12세 미만)도 약속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양성평등가족부를 신설해 관련 업무 및 예산을 재조정하는 내용의 공약도 내놨다. 취업·입시 분야와 관련해선 '입시 비리 암행어사제'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정시 비율 확대 조정'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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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