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더 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대다수 연령에서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하게 바라봤고, 지역별로도 광주·전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심각성을 더 크게 인식했다. 중도층에서도 절반이 더 위중한 사안으로 대장동 의혹을 꼽았다.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의 의혹 중 어느 사안이 더 위중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0%가 '대장동 의혹'을 꼽았다. '고발 사주 의혹'은 36.6%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4%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는 대장동 의혹이 고발 사주 의혹보다 더 피부에 와닿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장동 의혹은 부동산 문제와 직결되면서 집값에 민감한 수도권과 2030 젊은 세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반면 고발 사주 의혹의 경우 검찰의 선거 및 정치 개입 여부가 본질로, 일반 국민에게는 현실감이 낮은 게 사실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부동산에 민감한 수도권과 20·30대 젊은층에서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연루돼 있어 정치성향별로 위중함에 대한 인식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들의 77.7%는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꼽았고, 진보 성향 응답자들의 경우 65.3%가 고발 사주 의혹이 더 위중하다고 봤다. 중도 성향 응답자 50.8%는 대장동 의혹이 더 위중하다고 답했고, 36.4%는 고발 사주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봤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에서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인식했다. 18~29세(54.7%), 30대(53.7%), 50대(49.4%), 60대 이상(65.9%)에서 고발 사주 의혹보다 대장동 의혹이 더 위중하다고 답했다.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20·30대의 경우 부동산 문제에 불공정 인식까지 더해져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40대에서만 유일하게 57.2%가 고발 사주 의혹이 더 위중하다고 인식했다. 대장동 의혹이 더 위중하다는 응답은 34.3%였다.
지역별로도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 광주·전라에서만 고발 사주 의혹이 더 위중하다고 인식했다. 그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바라봤다. 대구·경북(65.1%), 서울(59.4%), 부산·울산·경남(56.2%), 경기·인천(54.4%), 강원·제주(53.6%), 대전·충청·세종(48.9%) 순으로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한 사안으로 보는 인식이 높았다. 특히 서울에서는 60% 가까이가 대장동 의혹을 꼽아 부동산 문제 연장선상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전라에서는 57.8%가 고발 사주 의혹을 위중한 사안으로 바라봤다. 대장동 의혹이 더 위중하다는 의견은 23.3%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3명, 응답률은 7.2%다. 지난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