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해 3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이 2.0%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라 국내 자동차 공급이 전년보다 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제조업 국내공급 가운데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30%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3(2015=100)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앞서 제조업 국내 공급지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4.9% 감소를 시작으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호황에 힘입어 1분기 3.3%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분기 경기 회복세와 기저효과 등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인 9.1%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국내공급동향. 표/통계청.
국산은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등이 줄어 2.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4.2% 줄어든 이후 지속 상승하다 이번에 다시 하락했다.
수입은 전자제품, 1차 금속 등이 늘어 13.9% 증가했다. 지난 1분기 12.5%와 2분기 17.2% 늘어난 데 이어 3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재별로는 최종재가 1.3%, 중간재는 2.5% 증가했다. 최종재 가운데 소비재는 대형승용차와 TV 등이 줄면서 1.1% 감소했고 자본재는 웨이퍼 가공장비와 반도체 검사장비 등으로 5.0% 증가했다. 소비재는 개인 또는 가계에서 구매·사용하는 제품이고 자본재는 산업에서 생산 관련 활동에 지속해서 사용하는 장비를 말한다.
광공업과 다른 산업의 원재료, 연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중간재는 시스템 반도체와 나프타 등이 늘면서 2.5% 증가를 이끌었다.
업종별로 보면 기타운송장비는 31.9% 감소했지만 기계장비는 11.1%, 1차 금속 12.4%, 화학제품 4.7% 각각 증가했다.
또 국내에서 공급되는 제조업 제품 중 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비중은 1년 전보다는 2.7% 포인트 상승한 30.2%로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 기간 의약품(43.5%), 석유정제(36.7%), 기타제품(42.6%) 등의 수입점유비는 늘었고, 의료정밀과학(48.4%)은 하락했다.
빈현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3분기 연속 증가한 것은 나쁘지 않은 신호지만, 증가 폭이 전분기보다 둔화했다"며 "기타운송장비의 선박,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에 따라 자동차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망 차질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고 조업 일수를 줄이면서 국내 공급이 줄었다"고 말했다.
빈 과장은 "백신, 주사기 등 의약품과 마스크에 써야 하는 필터 원료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있다"며 "반도체 생산이 좋다 보니 설비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반도체 고가 수입 장비 수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