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규모 지분을 처분할지 설문을 트윗에 올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rk 실제로 50억달러(약 5조9100억원)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 215만4572주 규모의 테슬라 보통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이 중 93만4000주를 약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6.24달러였고, 이날 테슬라 종가는 1067.95달러였다. 머스크는 이번 주식 매각을 두고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원천징수 의무조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인 9일과 10일에도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360만주를 팔았다. 이번 주 들어 3일간 매각한 주식은 총 450만주로 50억달러(약 5조9210억원)어치다. 그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3%가량에 해당한다. 머스크가 제출한 공시 서류에 따르면 이번 첫 지분 매각은 9월 중순 사전에 계획된 거래이지만 9일과 10일의 매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지난 6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10% 매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설문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 설문에는 총 351만9252명이 참여했고, 찬성 57.9%, 반대 42.1%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결국 머스크는 설문 결과대로 주식을 팔았는데, 그가 약속한 보유 지분 10%는 총 1700만주에 달한다.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는 미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부유세’ 도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부유세’가 도입되면 억만장자들은 주식 가격이 오를 때 주식을 실제로 팔아 이익을 실현하지 않더라도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만 한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어차피 머스크는 내년 8월 스톡옵션 만료 때 테슬라 2286만 주를 주당 6.24달러에 사들일 수 있다”라며 “다만 스톡옵션 행사 전 소득세 등으로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CNBC는 “내년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거액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머스크는 주식을 처분해야 했었다”며 “이번 설문조사 의도는 미 정부의 세금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