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16일 시정질문에서 또 다시 격돌했다. 오 시장의 인사 기용, 역점사업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바람 잘 날 없다는게 지금의 서울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의 부적격 판정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이 김헌동 SH사장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이다.
김 의장은 “서울 주택정책의 중차대함을 고려한다면 서울은 결코 정책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값 아파트 등 김 사장이 주장하는 각종 정책들은 구체적인 공급 규모, 공급 시기, 재원조달 방안 등 알맹이가 빠져있는 청사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산하기관장 인사로 꾸준히 문제 제기를 받아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경돈 대표와 권영걸 이사장 관련 '회전문 인사' 논란에 대한 비판이다. 회전문 인사는 일부 인사가 주요보직을 돌아가면서 맡는다는 뜻이다.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감사 발표 결과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14일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해 온 태양광 보급, 사회주택, 청년활력공간 등 68건의 사업을 지적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이미 ‘답정너(납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라)’처럼 해치운 이번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가득하다”고 했다.
이날 시정질문에서는 오 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런’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9월 임시회 때도 시의회는 서울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김경 시의원은 "서울런 가입자 11만 명을 예치했는데 10월 말 기준으로 실제 가입한 학생은 6600명“이라며 ”1인당 54만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교육사업은 하나하나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성과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며 "아직 사업 초기인 점을 고려해 달라"고 대답했다.
발언 기회에 대한 설전도 되풀이됐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답변 기회를 얻지 못 하자 이에 항의하며 중도 퇴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장길 시의원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일방적인 주장성 질문을 해놓고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면 모욕적인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굳이 답변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시정질문은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내년도 예산안이 있지만 시의회가 칼날 검증을 예고하며 오 시장과 또 다시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의회 의석 110석 중 99석은 민주당으로 채워져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의 시정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