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난 18일 오후 4시37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교문 앞에는 인파 80여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들의 학부모나 친구 등으로, 4교시 이후 퇴실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복고는 제2외국어, 한문 영역이 치러지는 5교시가 아닌 한국사 및 탐구 영역인 4교시까지만 치르고 끝나는 고사장이었다.
18일 오후 서울 경복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인파가 수능 수험생들의 퇴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4교시 종료는 오후 4시37분이었지만 퇴실은 더디게만 느껴졌다. 학교4시45분쯤 되자 휴대폰을 돌려받은 학생들이 일부 부모와 연락을 취했다. 부모들은 "시험 재미있었다"는 문자를 받거나 4교시가 끝났다는 통화 목소리를 듣고 성적을 묻는 등 초조함을 달래고 있었다.
17시8분쯤 굳게 닫힌 교문이 열리고 첫 수험생이 나오자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첫 퇴실자는 "감사합니다"라며 허리 굽혀 인사했다. 수험생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 후 부모들은 얼싸안고 수고했다며 다독여줬다. 자녀를 급방 찾지 못한 부모는 휴대폰을 붙들기도 했다.
18일 오후 서울 경복고에서 수능을 본 첫 퇴실자가 인파의 박수 갈채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부모와 자식이 성적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아들은 "상위권 나온다고 말했잖아"라며 엄마를 안심시키는 모습이었다.
재수생 정창원군은 "시험 보고 나니 부담을 털어낸 기분"이라며 "점심 시간 칸막이를 칠 때 답답한 것 빼고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고3 고수환군은 "점심 칸막이를 설치하니 혼밥 공간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며 "아직도 시험이 끝났는지 아리까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8일 오후 서울 경복고에서 수능 수험생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5교시를 치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도 부모 자식간 재회가 이뤄졌다. 아무말 없이 딸의 손을 잡고 교문 앞에서 빠져나가는 아빠, 고생했다며 어깨를 감싸안고 다독여주는 엄마, "아빠 왜 나왔어"라며 반가워하는 수험생 등의 모습이 있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