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게임 아이템을 대체불가토큰(NFT)로 발행하고 이를 거래하는 블록체인 게임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게임 출시는 물론 게임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조성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곳은
위메이드(112040)다. 위메이드는 지난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에서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와 NFT 기술을 처음 적용했다. 이용자들은 게임 캐릭터와 흑철 자원 등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내에서 획득한 드레이코는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 토큰으로 변환, 위믹스 토큰이 상장된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지난 11일 미르4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가 130만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진/위메이드
게임으로 돈을 버는 이른바 '플레이 투 언(P2E)' 구조에 이용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미르4 글로벌의 동시 접속자가 130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르4의 성장은 어디까지 갈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과 같은 블록체인 게임의 성공 사례를 계속해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컨퍼런스 콜과 지스타2021 기자간담회 등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드되는 게임을 내년 말까지 100개까지 늘려가겠다고 공언했다. 위믹스 토큰 역시 현재 상장돼 있는 빗썸 외에 글로벌 거래소에 추가 상장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위메이드의 청사진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위믹스에는 미르4 글로벌을 포함해 총 4개의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1월 1명에서 9월 2만8102명으로 늘었고 월 거래금액도 1월 7달러에서 9월 2905만달러로 급증했다. 최근에는 조이시티와 블록체인 사업, 게임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위믹스에 조이시티 게임을 온보딩하기로 했다.
NHN(181710)과도 지난 10월 MOU를 맺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글로벌 서비스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독보적 움직임에
게임빌(063080)과
컴투스(078340)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사의 게임 전문 플랫폼 하이브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는 지난 2014년 게임빌과 컴투스가 출범한 플랫폼으로, 올 6월부터 외부 게임사에 서비스를 공개했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를 단일 SDK로 제공하며 구글, 애플, 페이스북 외 유럽권의 VK, 중화권의 위챗 등과 연동해 로그인 및 결제가 가능하다.
게임빌·컴투스는 기존의 하이브에서 제공하는 SDK에 블록체인 생태계를 포괄하는 전자지갑과 NFT 거래소 기능을 더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자체 개발 라인업을 선보인 후 외부 개발사의 게임도 퍼블리싱 할 계획이다. 지난 7년간 하이브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플랫폼의 안정성, 연간 액티브 유저 1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유저풀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게임빌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점 역시 블록체인 게임 주도권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최근에는 세계 10위권 블록체인 인프라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자체 토큰 C2X(가칭) 발행도 준비 중이다. 게임빌 측은 "C2X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게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점으로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업계 형님격인
엔씨소프트(036570)도 블록체인 게임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NFT와 블록체인은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 믿고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중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술적인 준비는 이미 완료됐으며 사업적, 법률적 검토를 거쳐 서비스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엔씨는 자신들이 "NFT 게임에 최적화된 회사"라며 향후 사업 전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CFO는 "MMORPG가 NFT를 적용하기 가장 적합한 장르"라며 "게임 내 가상자산의 개념, 재화를 획득하고 교환하는 개념 등은 우리 회사가 초창기부터 선도적으로 이뤄왔던 운영 노하우"라고 말했다.
게임이 서비스되는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의 크로스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퍼플'을 진화시킬 계획이다. 현재 퍼플은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스트리밍, 채팅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게임과 커뮤니티 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에도 발을 디딘다. MAU가 440만명에 이르는 유니버스는 이용자 90%가 해외에 거주한다. 현재 216개국에서 서비스가 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