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심소득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보다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심소득은 정의로운 복지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를 떠난 후에도 기존 복지제도의 빈틈을 메우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력이 감당할 수 있고 전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복지를 고민했다"며 "지난 4월 서울시장 직을 다시 맡으며 그간의 고민을 정리해 '안심소득'이라는 제도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 즉 소득하위 33% 가구에게 중위소득 85%에 못 미치는 금액의 절반을 서울시가 지원주는 제도다. 국가 기초생활 보장 제도보다 지원대상과 소득보장 수준을 넓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월 소득이 전혀 없는 1인 가구는 한 달에 약 8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이 없는 4인 가구는 월 217만원을 받는다. 월 소득이 중위소득 20%, 즉 39만원인 1인 가구가 안심소득을 지원받으면 중위소득 85%인 165만3000원에 못 미치는 소득부족분의 반인 63만원을 서울시에서 보전 받는다.
그렇게 되면 현 제도 하에서 정부에서 주는 생계급여와 주거급여보다 더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생계급여는 중위소득 30%·주거급여는 중위소득 45%까지만 지급되므로 중위소득 46%를 넘는 수준, 즉 1인 가구 기준 월 90만원대 소득이 있으면 안심소득을 통해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벗어날 수 있다.
오 시장은 "많은 분들이 제가 제안하는 안심소득과 이재명 후보가 도입을 주장하는 기본소득을 비교한다"며 "저의 안심소득과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일단 실현 가능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2023년부터 20조원의 예산을 확보해서 전 국민에게 연 25만원을 지급하고 단계적으로 지급액을 연 100만원까지 올리는 제도다.
오 시장은 "기존 지출을 줄이고 재벌에게 과세를 해서 이 돈을 마련한다고 하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며 "무엇보다 유럽 복지국가에서도 이런 방식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심소득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는 각종 현금성 급여, 즉 생계급여, 주거급여, 기초연금, 청년수당 등을 정리해 하나의 창구에서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시범사업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해가면 충분히 가능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심소득은 정부의 승인을 얻어 당장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게 됐고 같은 당 내에서도 동의를 못 받아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기본소득과는 많이 다르다"며 "당장 모든 분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는 없지만 가족의 미래가 막막해질 때 마지막 안전망이 될 수 있는 안심소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2025년 3월까지 저소득층 8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에 74억원을 반영했고 시의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의회의 공감과 동의를 다 얻지는 못했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소득 양극화와 정부 재정의 한계 속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자 한 저의 고민과 진정성을 꼭 알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우)이 22일 서울 명예시민이 된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며 시청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