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올해 임원 인사는 학벌 파괴와 임원 수 증가, ESG 경영 담당 부각 등의 특징이 나타날 전망이다. 수평적 리더십을 갖춘 인재 선호 현상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2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를 '주사위 게임(DICE GAME)'으로 요약했다. 학벌·스펙 파괴(Destruction) 가속화, 임원 수 증가(Increase), 대선 이후를 대비한 대외관리(Communication) 임원 중용, ESG 경영 담당 임원 속속 등장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주요 그룹 내 거물급(Giant) 인사에 대한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애자일(Agile) 조직 문화에 적합한 인재 선호, MZ세대 임원 발탁, 공감(Empathy) 능력이 뛰어난 리더 등판 등도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 임원 선임은 학벌이나 스펙보다 능력과 성과에 기반해 이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니코써치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10명 중 6명 정도였던 'SKY' 출신 CEO 비중은 최근 3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성 임원 등용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올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처음으로 300명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350~37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기업의 경영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좋아졌다는 점은 임원 수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적 개선으로 직원 수를 늘리려는 분위기가 강하고 주요 대기업이 청년 일자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한 만큼 확대되는 직원 수 만큼 임원 자리로 많아질 수 있다.
신정부 출범 초기 정부와의 관계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할 대외 관리 담당 임원을 결정하는 것도 연말 인사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EGS 열풍이 강하지만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고 2025년부터 경영공시가 의무화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인사에서 EGS 경영을 전담할 임원이 다수 등용될 가능성도 높다.
LG 권영수 부회장의 후임자 선임과 삼성전자 김현석·고동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 등 거물급 CEO에 관한 인사는 중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몇 년 새 수평적이고 유연성이 강한 애자일 조직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연한 인재를 등용하는 분위기도 강하기 나타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잘 소통할 수 있는 지도 임원 선임 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임원 확대 추세가 계속되는 동시에 1970년대 생(Seventy)·1990년대 학번(Ninety)에 속하면서 임원으로 처음 발탁(Selection)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기업 기준 MZ세대 임원은 2019년 28명에서 지난해 49명, 올해 64명으로 증가했다. 신임 임원의 무게 중심은 1~2년 전부터 1960년대 생에서 1970년대 생으로 이동하고 있고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1970년 이후 출생자 비중은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