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기준 최초로 10만대를 달성했으며 수소차는 글로벌 시장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과도기적 모델인 하이브리드(HEV)의 비중보다 전기차(BEV), 수소차(FCEV)의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띈다는 점에서 '탄소 중립'에 보다 신속히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11월 누적 친환경차 판매량은 10만9005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인 8만981대와 비교해 34.6% 늘어난 수치다.
차종별 증가세를 보면 전기차 3만9144대, 수소차 82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8%, 50.5% 늘었다. 하이브리드는 5만7557대로 7.1%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다. 작년 한해 총 판매량 8만4793대는 이미 훌쩍 넘어선 기록이다.
현대차의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 사진/현대차
눈에 띄는 부분은 순수 전기차의 약진이다. 올해 4월 출시된 아이오닉5는 지난달까지 2만1478대가 팔리며 친환경차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그간 현대차의 대표적 친환경차로 꼽히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만4775대가 판매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5% 줄어든 수치다.
올해 4월 출시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의 판매량도 1123대를 기록했으며, GV60도 453대가 팔렸다. 이외에도 소형 상용 전기 트럭 포터EV는 1만4661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5814대 팔리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0.8%, 126.9%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시장에서도 쾌속질주하고 있다. 현대차는 '넥쏘'를 앞세워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40.6% 늘어난 7900대를 팔아치우며 선두자리를 꿰차고 있다.
토요타는 미라이 2세대 신모델 인기에 힘입어 약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누적 기준 전년동기 대비 508.4% 늘어난 5500대를 판매했다. 다만 지난 4월 현대차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줄곧 2위에 머물고 있다.
기아(000270)도 친환경차 판매 연간 10만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아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3.2% 늘어난 9만8883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기아 역시 순수 전기차인 EV6, 니로EV, 봉고EV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8월 출시된 EV6는 지난달까지 누적 9528대가 팔리며 연내 1만대 클럽 가입이 유력시 된다. 니로EV는 7093대, 봉고EV는 1만159대로 각각 136%, 124.6% 증가했다.
현대차는 2045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전동화 차량 비중을 2030년 30%, 2040년 8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아는 유럽에서 2035년, 기타 주요시장에서 2040년부터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 제네시스는 그보다 앞서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수소·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전동화 브랜드 비전을 발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선점과 빠른 친환경차 전환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경쟁이 격화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향후 한국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배터리 신뢰성 확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반도체 적기 수급이 자동차 판매량 증대로 직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와 반도체 기술 내재화 성과가 시장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