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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난소암은 자궁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부인과 암이다. 작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난소암 신규 발생 건수는 2898건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7.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40대로 21.5%로 40~50대 환자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난소암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 당시 환자의 약 3분의 2이 3기 이상으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난소암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상당히 진행돼도 복부의 불편감, 구토 등 증상이 매우 경미하고 불분명하다. 게다가 여러 여성 암 중에서도 특히 예후가 나쁜 암으로 종양 제거 후 항암요법을 진행한 환자 중 5년 이내 재발률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난소암은 병이 진행될수록 생존율도 떨어져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병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자료를 보면 진단 시 병기와 세포 분화도로 구분할 때 상피성 난소암 1기는 5년 생존율이 76%~93%였다. 반면 3기는 23~41%에 불과할 만큼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난소암은 특히 여성암 사망자의 47% 이상을 차지해 사망률 1위를 기록해 '소리 없는 살인자'로도 불린다.
환자 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심평원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8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대부분의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 중 한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거나 본인이나 가족, 친척 중 유방암·난소암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난소암의 치료 성적을 개선할 표적치료제로 최근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 억제제가 주목받고 있다. PARP 억제제를 처방받으려면 적절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도록 환자의 약제반응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BRCA1과 BRCA2의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만 시행되고 있는데 현재 이 검사로는 20% 정도에 불과한 환자만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정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상동재조합결핍(이하 HRD) 양성을 기준으로 PARP 억제제가 허가됐지만 국내에서는 HRD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HRD 검사를 시행하는 유전자 검사기관이 없어 환자 선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임상학계에서는 난소암 환자의 표적치료제 사용에 있어 HRD 상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 GC녹십자지놈은 지난 4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HRD 검사를 출시한 바 있다. 이 검사는 유전체 불안정성 점수를 지표화해 HRD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에서 지원하는 혁신성장동력 실증과제에 참여해 KAIST·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와 함께 'tHRD(transcriptional HRD)'라는 새로운 개념을 확립하기도 했다.
관련 논문은 서울아산병원 장수환 교수팀과 함께 기능 연구를 추가해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10점 이상의 국제 학술지(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새로운 HRD 검사는 리보핵산(RNA)을 이용하며 머신러닝 기법을 더해 DNA 검사법보다 정확하게 PARP 억제제에 대한 반응성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tHRD 검사를 공동 개발한 이정윤 교수는 "새로운 개념의 tHRD 검사는 DNA 기반의 기존 HRD 검사법보다 약제반응성이 있는 환자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라며 "실제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성능뿐 아니라 임상 성능을 평가해 국내 환자에게 더 맞는 연구 결과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최정균 KAIST 교수는 "tHRD 는 기존 HRD 검사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이라며 "세포 기능과 직접 연관되는 mRNA 정보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분석함으로써 환자의 다양한 상태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매우 진보된 검사 방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은해 GC녹십자지놈 연구소장은 "DNA를 이용한 HRD 검사 방법은 정확하게 HRD 환자를 구분하는 데 한계를 보여 더 정확한 검사를 개발하기 위해 두 기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라며 "앞으로도 GC녹십자지놈은 환자 및 의료진에게 보다 나은 검사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