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실린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위력을 잃어가는 M두창(옛 명칭 원숭이두창)과 함께 치료제·백신 개발 기업 소식도 잊히고 있습니다. 세 달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개발 열기도 맥을 감춘 모양샙니다.
작년 마지막 확진자…위기경보수준도 하향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당시 유행한 또 다른 감염병은 원숭이두창이었습니다. 지금은 M두창이라 부르는데, 원래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지는 감염병입니다. 작년 5월 이후로는 유럽과 미주 대륙으로도 퍼지더니 같은 해 6월에는 국내 첫 확진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맹렬할 줄 알았던 M두창 기세는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때는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확진자 4명에 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질병관리청은 지난 20일 M두창 위기경보수준을 주의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너도나도 M두창 제품 개발 돌입
M두창이 세력권을 넓혀갈 즈음 우리나라에선 진단제품부터 치료제, 백신 개발 열기가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중 주목을 받은 쪽은 치료제와 백신이었습니다.
먼저 치료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품은 없습니다. 다만 해외에선 M두창 치료 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등이 있습니다. 백신은 보유 물량이 있습니다만, 활용도가 높진 않습니다. 천연두 생물 테러 대비용으로 확보한 백신인데, 바늘 양쪽 끝이 갈라진 분지침으로 접종해야 해 환자 입장에선 편의성이 떨어지죠.
지난해 6월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TV 속 원숭이두창 관련 뉴스. (사진=뉴시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후보물질 'CP-COV03'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상시험 없이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승인하는 동물실험갈음규정을 이용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현대바이오의 M두창 치료제 미국 승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백신은 테러 대비 명분을 고려할 때 필요하긴 합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9월쯤 사람 두창용으로 허가받은 2세대 백신의 영장류 실험을 진행하는 한편 3세대 백신 비임상을 연내 완료할 방침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도 논의를 이어갔죠.
HK이노엔 관계자는 "연내 완료를 목표로 사람두창용 3세대 백신 비임상 진행 중"이라며 "2세대와 3세대 두창 백신과 관련해선 미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선정하는 등 영장류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전문가 "치료제 만들지 않고 수입하면 될 일"
전문가는 국내 기업의 M두창 치료제 개발 필요성을 낮게 봤습니다. 수요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할 대체품이 있기 때문이죠.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M두창 치료제를) 굳이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소요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M두창이) 많이 발생한다면 (치료제를) 일시적으로 수입하면 된다"며 "유행 양상과 개발 비용을 고려하면 굳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서 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