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제일약품(271980) 한상철 사장이 공동대표에 오르며 전문경영인과 함께 오너 경영인으로 회사를 이끌게 됐습니다. 업계에선 오너 3세인 한상철 대표가 제약 최장수 전문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지배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상철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 고 한원석 회장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 경영인으로 주목받고 있죠. 2006년 제일약품 부장으로 입사한 한상철 사장은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 부사장을 거쳤습니다. 2023년에는 제일약품 사장에 올라 한승수 회장을 이을 후계자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한상철 사장은 2017년부터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도 겸직하며 신약 연구개발(R&D)과 사업 다각화, 신사업 발굴 추진 등을 진두지휘했습니다.
한상철 사장의 최대 업적으로는 제일약품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설립 4년 만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정이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아 신약 개발회사로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는 것입니다. 일반의약품 판매 중심이었던 제일약품이 한상철 사장의 주도로 설립된 온코닉퓨틱스를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회사로 도약하고 있죠.
제일약품은 제일파마홀딩스 전문의약품 사업 부분이 인적 분할돼 신설된 법인으로 완제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주된 영업으로 하고 있죠. 제일약품이 46.2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의 종속회사로 분류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약품의 최대주주는 49.24%의 지분을 보유한 제일파마홀딩스이지만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승수 회장이 사실상 지배주주입니다. 제일약품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최대 주주가 한승수 회장이기 때문이죠. 한승수 회장은 57.80%의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상철 사장이 보유한 제일약품과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0.61%, 9.70%입니다. 한승수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율은 총 73.16%로 현재 오너 일가가 확보한 경영권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다만 한상철 사장의 경영승계는 지배구조를 장악할 만큼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완성될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순이익 '적자전환'…수익 개선 첫 과제
한상철 사장이 제일약품 공동대표로 경영 최전선에 나선 올해 첫 번째 직면 과제는 실적 개선입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045억4203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87억3138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9억2724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2억57만원에서 301억4252만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제일약품의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 탄생으로 호실적이 예상됐지만 신약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한 탓에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는 자큐보정과 자체 복제약 등의 영업활동이 활발해지면 판매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됩니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허가 받은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적응증을 확대해 위궤양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추가 허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규 제형 개발을 통해 시장 경쟁력도 한층 강화하고 있죠. 최근에는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 제형으로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중국에서는 주사제형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
한상철 사장 체제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은 신약 개발 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개발된 신약 성과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상철 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동대표 체제에서 전문경영인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오너 경영자로서 신사업 발굴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자큐보정과 함께 차세대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네수파립이 꼽히고 있습니다. 네수파립은 이달 말 미국암연구학회에서 위암 관련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네수파립은 위암 적응증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ODD) 승인도 획득했습니다.
회사 측은 "올해는 자큐보 후기 임상 및 허가를 통해 확보한 신약 개발 기술 역량과 자큐보 출시로 확보된 충분한 자금 유동성을 기반으로 네수파립의 추가 임상 2상 개발을 통해 치료 적응증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일약품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내부 모습(사진=제일약품)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