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지지율 격차를 15.5%포인트로 크게 벌렸다. 윤 후보는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한 달 만에 다시 지지율 50%를 돌파하며 이 후보와의 격차를 15.1%포인트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주 5자, 양자 대결 격차가 각각 0.1%포인트, 2.0%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 결집과 국민의힘이 내홍을 봉합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1~12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대선 5자 가상대결에서 윤석열 47.1% 대 이재명 31.6%로, 두 사람이 양강을 형성한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후보(3.8%),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3.7%),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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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비 이 후보는 지지율이 38.8%에서 31.6%로 7.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윤 후보는 38.9%에서 47.1%로 8.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 간 격차도 0.1%포인트에서 15.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이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30대와 50대의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윤 후보는 전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상승해 이 후보와 대비됐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반대로 30대와 50대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 지역별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이 후보에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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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윤석열 51.2% 대 이재명 36.1%로 격차는 15.1%포인트였다.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크게 앞섰다. 전주 대비 이 후보는 지지율이 42.7%에서 36.1%로 6.6%포인트 하락한 반면, 윤 후보는 44.7%에서 51.2%로 6.5%포인트 상승했다. 두 후보 간 격차도 2.0%포인트에서 15.1%로 크게 늘었다.
이 후보는 전 연령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30대와 50대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윤 후보는 2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40대에서도 28.8%에서 36.0%로 7.2%포인트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역별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이 후보에 앞섰다. 특히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은 것은 여당을 향한 성난 부동산 민심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했다.
두 후보 간 격차가 일주일 만에 10%포인트 이상 급격하게 벌어지게 된 데에는 보수층의 결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차~17차 정기조사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 응답자 수는 300명대로 비슷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285명, 국민의힘 지지자 414명이 참여하며 꽤 큰 차이를 보였다. 윤 후보가 극심했던 내홍을 일단락 짓고 본격적인 대선후보로서의 일정에 돌입한 효과도 더해졌다. '김종인 효과'도 추가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합류 직후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자영업자 등의 생계민심을 파고들며 전선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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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호감도 1위는 일주일 만에 다시 바뀌었다. 지난주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던 이 후보가 43.8%로, 다시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윤 후보는 34.8%로 집계됐다. 이 후보의 비호감도는 지난주 38.3%에서 이번주 43.8%로 5.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윤 후보의 비호감도는 40.0%에서 34.8%로 5.2%포인트 하락했다.
이 후보의 비호감도는 모든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특히 30대와 40대, 50대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윤 후보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비호감도가 낮아졌다. 30대와 50대의 비호감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연령별로 비교해보면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이 후보의 비호감도가 윤 후보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가 서울(53.9%), 대전·충청·세종(50.4%), 부산·울산·경남(45.1%), 경기·인천(43.9%), 강원·제주(42.8%) 순으로 높은 비호감도를 보였다. 윤 후보는 민주당 안방인 광주·전라(56.0%)에서 비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이재명 38.0% 대 윤석열 34.9%로, 오차범위 내 격차에 불과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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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국민의힘 39.9% 대 민주당 27.4%였다. 민주당은 지지율이 지난주 30.1%에서 이번주 27.4%로 2.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32.9%에서 39.9%로 7.0%포인트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양당의 격차는 2.8%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늘어났다. 민주당은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주당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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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 59.2%가 대선후보 배우자의 사생활도 검증 대상이라고 답했다. '검증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은 34.8%에 그쳤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검증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국민 다수가 이에 공감하며 힘을 실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검증해야 한다' 45.0%, '검증하지 않아도 된다' 50.7%로, 검증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50%를 넘어 전체 응답자 의견과 차이를 보였다. 지지 정당별로 봤을 때도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58.1%는 대선후보 배우자의 사생활 검증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대선후보 배우자의 사생활 검증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김건희씨에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도 30.1%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응답은 57.1%으로 집계됐다. 정당별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30%가량이 변동성을 보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8명, 응답률은 7.7%다. 지난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