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무공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3일 오후 경북 포항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청암 박태준 선생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혁신위가 종로를 포함한 5개 지역 재보선에 무공천을 검토한다는 데 대한 입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스스로 만든 당헌·당규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쉽게 어기는 정당에 대해 국민이 책임을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재보선 지역은 서울 종로·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종로, 안성, 청주 상당 3곳이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보선이 진행되는 지역이다. 종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안성과 청주 상당은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보선이 확정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소속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전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4월 치러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 당헌·당규를 뒤집고 전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 공천을 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서울과 부산 모두 단체장이 성추행과 관련됐다.
이 후보는 "지금 재보선 지역이 전부 당헌·당규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민주당이 국민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항=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