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지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방 섭취가 많을수록 독이 된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지방 섭취를 늘리면 오히려 약이란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지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한국인의 식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좋은 지방(산)의 섭취를 늘리고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일수록 사망률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한국인 중장년층 19만4295명을 대상으로 식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량과 사망 위험률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군은 질병관리청이 200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실시한 한국유전체역학연구 조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성인 하루 지방 섭취 비율에 따라 △8.82% 이하 △8.82~11.58% △11.58~14.28% △14.28~17.77% △17.77% 이상 등 5분위 그룹과 △200㎎ 이하 △200~299㎎ △300㎎ 이상 등 콜레스테롤 섭취량에 따른 3분위 그룹으로 분류했다.
총 8그룹을 8.15년간 추적 관찰해 사망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방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상위 5분위 그룹이 지방을 가장 적게 먹는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콜레스테롤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콜레스테롤 섭취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19% 증가했다.
연구팀은 또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유무와 지방섭취량에 따른 사망 위험도도 분석했다. 만성질환이 있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만성질환이 없는 그룹이 지방섭취량을 늘릴수록 사망률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이지원 교수는 "단순히 지방 섭취를 양적으로 늘리기보다는 몸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고 트랜스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일수록 사망률에 이롭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과도한 지방섭취는 사망 위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