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5일 이재명 후보의 '전두환씨 재평가'에 대해 "필요가 없는 말,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선대위나 참모들과 사전조율되지 않은 즉흥적 발언이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정 의원은 이 후보의 사법시험(28회) 동기이자 막역한 사이로, 선대위에서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최측근이다. 정 의원이 이 후보의 전씨 재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를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이상민 의원의 공개비판으로 촉발된 당내 논란이 한층 가열될 수도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이 후보의 전씨 재평가에 대해 "지역과 이념, 진영을 넘어 국민들을 통합해야 된다는 측면을 강조하려고 예시를 든 것 같은데, (전씨는)내란음모죄의 수괴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았고 국민들을 학살한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공을 논할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중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즉흥연설을 하면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하고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두환이 '3저 호황'(저유가·저금리·저환율)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정 의원은 이 후보가 전씨의 경제 성과를 언급한 것에 대해 "경제가 좋았다고 하는데 그건 전씨의 공이 아니고, 3저로 인해 국제적인 상황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경제 성과)평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 후보 발언이 정무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선대위 차원에서 애초에 논의하고 했던 멘트는 아니었던 것이냐'는 물음에 "현장에서 이 후보가 국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였고, 현장 말씀을 (선대위가)다 준비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해 사전조율되지 않은 즉흥 발언이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 후보의 발언으로 인해 호남 민심,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거나 그런 거는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어쨌든 대선이라고 하는 중대한 국면이기 때문에 표현 하나하나를 후보가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0월18일 광주시 북구 광주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한국은행광주전남·목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