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진국도 불명예 사퇴…문재인정부 민정수석 잔혹사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에 사의 표명…문 대통령 즉각 수용
5번째 불명예 퇴진…김진국 "아들 처신 부적절, 국민들께 사과"

입력 : 2021-12-21 오후 4:06:3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명 9개월 만에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면서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 잔혹사는 이번에도 이어지게 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만이다. 앞서 MBC는 김 수석의 아들이 최근 여러 기업에 낸 입사지원서에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다",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 등의 아버지 힘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수석의 사의 표명 시점과 관련해 "오늘 출근 즉시 사의를 표했고, 대통령은 즉각 사의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둔 막바지이지만 국민정서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단호함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께서 느끼실 정서 앞에 청와대는 즉시 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도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직접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부족함이 있었다"며 "제 아들이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는 적어도 가족과 관련해서도 한 점의 오해나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점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공유한 김 수석 형의 글에 따르면 김 수석의 아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조현병이 발병해 15년간 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김 수석마저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9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5명 모두 불명예 퇴진 혹은 수난을 겪은 잔혹사로 기록되게 됐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년2개월 간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개혁작업을 지휘하며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으며 임명 35일 만에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야 했다. 자녀의 표창장 위조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문재인정부의 '공정' 가치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강남 좌파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던 그의 위선은 곧 내로남불의 표상이 됐고, 이는 2030이 현 여권에 등을 돌린 직접적 계기가 됐다.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은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지난해 8월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스스로 사표를 내고 대략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남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 전 수석은 다주택 보유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고위 공직자였지만 시세보다 비싸게 아파트를 내놓고 이후 이마저 거둬들여 비난을 샀다. 여론은 '청와대 민정수석보다 소중한 강남 아파트'라고 그를 비꼬았다. 
 
이후 임명된 김종호 전 민정수석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4개월 만에 물러났다. 특히 추 장관의 주도로 윤 총장 징계가 추진됐지만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고, 이후에도 혼선이 이어지자 김 전 수석은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표를 냈다. 문재인정부 첫 검찰 출신이었던 신현수 전 민정수석도 임명 2달 만에 사퇴했다. 지난 2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 간부 인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며 '신현수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신 전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여러 차례 표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당장 후임 민정수석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후임자에 대해 "아직 논의하고 계획한 바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을 빚은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3월4일 임명 브리핑하는 김 수석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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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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