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서울시의회의 예산 증액과 공약사업 삭감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내년도 살림 계획인 예산안이 연내에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시의회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날인 23일 김호평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이 "3조원의 코로나 생존지원금 편성과 관련한 시의회의 제안을 서울시가 외면하고 있다"며 "시의회와 어떠한 방법도, 대안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일반 시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연내 의결되고 내년 연초부터 재정이 신속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만한 협의를 위해 서울시는 시의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 관련 민간위탁·민간보조 사업 예산 증액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수용하고 상임위의 공약사업 삭감도 물량·시기 조정 등을 통해 일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예결위에서 제안한 소상공인 생존지원금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민생을 살리려는 취지를 십분 감안, 모든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기존 편성액 외에 추가로 5400억원 규모의 민생·방역 대책을 마련했고 이를 예결위에 제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회계연도 마감이 임박한 시점이나 예산안이 연내에 원만히 의결될 수 있도록 시의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민생과 방역의 위기 상황에서 재정이 시민 삶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시의회 측은 서울시의 이 같은 입장에 "언론 발표가 아닌 시의회와의 협의에 적극 임해줄 것"을 촉구하며 "생존지원금은 오세훈 시장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용 가능한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 공약사업을 위해 전년 대비 4조 이상의 예산을 늘린 서울시가 생존지원금은 안 된다는 억지를 쓰고 있다"며 "온갖 수치를 내세우며 생존지원금 편성불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생존지원금의 목적과 필요성을 희석하려는 기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의 시세는 매년 추계 대비 10% 정도가 추가 징수되고 있고, 순세계잉여금 역시 회계연도 결산 전 선 편성 사례가 있으며, 기금에 예치된 현금성 자산의 경우 심사를 통해 용도(목적)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의회는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나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가 큰 소상공인을 포함해 총 3조원 규모의 민생지원금을 예산에 편성하라고 서울시에 주문했다. 서울시는 시의회가 재원 마련 방법으로 제시한 순세계잉여금, 기금 예치 현금성 자산 등은 현실성에 맞지 않으며,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중복소지가 있다 입장을 보여왔다.
서울시는 "서울시는 이미 2조6000억원이 넘는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며 "시의회의 제안은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