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3조원 규모의 생존지원금을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예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가 예산 편성이 가능함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서울시는 비현실적인 규모라며 맞서고 있다.
김호평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조원의 코로나 생존지원금을 오세훈 시장에 제안했지만 오 시장은 이를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한 채 민생지원 예산 편성을 외면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채무가 21.92%에 달한다며 위기감을 조장하면서 서울시의회와 어떠한 방법도, 대안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가 제안한 3조원의 손실보상금 항목은 △손실보상을 받는 대상에게 1조5000억원 △정부 손실보상에 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중 영업제한 대상인 소상공인과 법인에 1조원 △영업제한 업종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여행업 종사자, 택시 등 기반시설 관련 종사자와 의료지원 관련 예산 5000억원 등이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올해 결산결과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순세계잉여금 3조원 중 1조5000원 △서울시가 기금에 예치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1조원 △올해 예산안에서 삭감 조정된 5000억원을 통해 충분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2조6000억원이 넘는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미 당초 예산안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예산 1933억원, 자금지원 2조원,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43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부동산 세수 정책 및 환경 변화에 따라 세입의 변동성이 크므로 최근 부동산 거래절벽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 증액은 무리”라며 “순세계잉여금은 회계연도가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규모와 내역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회계상 회계연도 결산 이후 추경에서 세입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금에 예치된 현금성 자산은 설치목적에 따라 용도가 따로 정해져 있어 이를 소상공인 지원용도로 돌려 집행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실제 가용재원은 ‘기금 조성액’이 아닌, 시금고 보관 여유자금인 ‘예치금’으로 내년에 곧바로 예탁금을 대규모로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