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하루 확진자가 5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성탄절인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주 전보다 69% 증가한 20만133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 1월 19일(20만1953명) 이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 속도라면 같은 달 역대 최대인 25만1232명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추운 겨울철이라는 조건과 오미크론 변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4일만 해도 델타 변이의 비중은 99.3%, 오미크론 변이는 0.7%였으나 불과 2주 만에 오미크론 변이가 73.2%를 차지하며 지배종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CNN의 의학 분석가 조나산 레이너박사는 "앞으로 일주일 뒤에서 10일 뒤 사이에 50만명까지 쉽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늘면서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상승하고 있다. 25일 기준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9% 높아지며 7만명(7만950명)을 넘겼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4% 늘어난 1345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염병 권위자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당분간 미국 내의 코로나 환자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7일 CNN에 출연해 “우리는 당분간 (코로나 확진자의) 급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상황이 호전되리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스코틀랜드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온 최신 데이터를 언급하며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공에서 본 것처럼 급격하게 사태가 호전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의 비율이 62%에 그친다는 점을 들며 “중증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입원환자의 급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 감염 발생 초기 대응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더 많은 검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했다”며 내년 1월 초로 접어들면 검사 키트 부족 사태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