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다시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위해 학부모들이 지역민들에게 무릎 꿇고 호소해야 했던 일을 떠올리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질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전국 곳곳에 더 많이 설립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년 3월 개교하는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는 국내 첫 국립 직업교육 특성화 특수학교로, 제과·제빵 등 장애 학생이 많이 취업하고 있는 분야에 더해 스마트농업, 반려동물 관리 등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졸업 후 취업 연계까지 지원해 장애 학생의 사회적 자립을 돕게 된다.
문 대통령은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대학 부설 특수학교가 오늘 공주대학교에서 첫걸음을 시작한다"며 "2024년 3월이면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에 교육을 열망하는 전국의 장애 학생들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대학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이 있는 교육자원과 연계하여 재능 있는 장애 학생들에게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장애 학생들도 질 좋은 교육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고 자신의 진로와 직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직도 낮은 수준에 있는 장애인의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이 대폭 제고되어야 한다. 국립대 부설 특수학교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제가 올해 수많은 현장 행사에 참석했었는데, 연말에 가장 따뜻하고 훈훈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아직도 특수학교에 과밀학급이 꽤 있고, 그다음에 또 특수교사 충원도 부족한 곳이 많이 있다"며 "무엇보다도 통학거리가 먼 곳이 아직도 많다. 그런 부분들이 해소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사실 국립대학교에 특수학교를 부설하고자 했던 생각은 지역사회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거부하는 그런 안타까운 일 때문에 모색하게 된 것인데, 실제로는 정말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립대학뿐만 아니고 대학교에 특수학교를 부설하는 이런 부분들도 더 넓어지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공주대학교 부설 특수학교 설립 간담회를 마친 뒤 표형민 맑은소리 하모니카 앙상블 단원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