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새해 첫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민심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향해 있었다. 공표된 모든 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후보는 그간 약세를 면치 못했던 20대와 서울에서 반등하며 답답함을 털어냈다.
윤 후보가 이준석발 내홍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에 더해 조급함에 거친 언사들을 내뱉고 있는 사이, 이 후보는 낮은 자세로 거듭 반성과 다짐을 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간 것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급락했고 이에 따른 반사효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약진한 것도 신년 여론조사의 특징이었다.
2일 <뉴스토마토>가 최근 발표된 KBS·MBC·SBS·CBS와 세계일보·조선일보·한국일보 등 7곳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이 후보는 윤 후보에 최대 13.6%포인트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지는 결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최대 13.6%포인트 격차로 윤석열에 '완승'
두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가장 컸던 건 CBS 조사 결과다. 이 후보는 35.8%의 지지율을 기록해 윤 후보(25.2%)를 오차범위 밖인 13.6%포인트 격차로 크게 앞섰다. 안 후보는 6.0%,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가장 적었던 건 조선일보·TV조선 조사 결과였다. 이재명 32.4% 대 윤석열 31.4%로, 1.0%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을 펼쳤다. 안 후보는 6.2%, 심 후보는 3.7%였다.
이재명 상승, 윤석열 하락, 안철수 약진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 후보는 대체로 상승세, 윤 후보는 하락세였다. 이 후보는 최대 5.6%포인트, 최소 3.1%포인트 지지율이 뛰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는 직전 33.7%에서 39.3%로 5.6%포인트 올랐고,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34.5%에서 38.5%로 4.0%포인트 상승했다.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조사 역시 29.3%에서 32.4%로 3.1%포인트 올랐다. 다만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는 35.4%에서 34.9%로 0.5%포인트, CBS·서던포스트 조사도 36.6%에서 35.8%로 0.8%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윤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최대 10.3%포인트, 최소 2.5%포인트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 윤 후보는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38.7%에서 28.4%로, 하락 폭(10.3%포인트)이 가장 컸다.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는 33.3%에서 26.0%로 7.3%포인트,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34.2%에서 27.3%로 6.9%포인트,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조사에서는 35.6%에서 31.4%로 4.2%포인트 지지율이 하락했다. CBS·서던포스트 조사의 경우 27.7%에서 25.2%로 하락 폭이 가장 적었다.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는 3.1%에서 7.8%로 4.7%포인트,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조사에서는 3.2%에서 6.2%로 3.0%포인트,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5.9%에서 8.4%로 2.5%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에게 실망한 정권교체 표심이 안 후보로 다소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3%를 기록하며 첫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석열 공약위키 언박싱 Day'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60세 이상' 제외 모든 연령서 앞서…힘잃은 세대포위론
이 후보는 각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윤 후보에 앞섰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국민의힘 텃밭과도 같다. 특히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20대에서 이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앞서는 결과가 다수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했던 세대포위론(2030과 60대이상으로 4050 포위)은 더 이상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SBS·넥스트리서치 이재명 20.5% 대 윤석열 8.9%, CBS·서던포스트 이재명 21.4% 대 윤석열 10.4%로, 20대에서 두 후보 간 10%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났다. 이외에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이재명 18.9% 대 윤석열 14.7%,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이재명 18.2% 대 윤석열 16.8%,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이재명 17.4% 대 윤석열 16.6%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CBS·서던포스트의 경우 오히려 안 후보의 20대 지지율(12.4%)이 윤 후보(10.4%)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부동산 심판' 서울서도 반전…윤석열에 우세
이번 대선의 또 다른 승부처인 서울에서도 이 후보가 우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서울은 그동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로, 줄곧 윤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안팎에서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CBS·서던포스트 이재명 36.9% 대 윤석열 24.4%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서울이 뒤집혔다. 이외에 SBS·넥스트리서치 이재명 37.1% 대 윤석열 28.4%,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이재명 33.2% 대 윤석열 26.6%로,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이재명 32.1% 대 윤석열 30.7%로 접전을 벌였다. 다만 조선일보·TV조선·칸타코리아 조사에서는 이재명 24.9% 대 윤석열 38.6%로, 윤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서울에서 이 후보에 우세했다.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당선 가능성 윤석열과 20%포인트 격차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 간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방송 3사 여론조사 모두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 후보가 앞섰다. KBS·한국리서치 이재명 52.0% 대 윤석열 29.0%, SBS·넥스트리서치 53.5% 대 윤석열 31.7%, MBC·코리아리서치 이재명 51.6% 대 윤석열 31.2%로,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겼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