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1일 "경제방역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면서 "추경의 내용과 규모를 가지고 논쟁을 하겠지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대규모 지원예산이 편성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시 강서구 신항로의 부산신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이 신년인사회에서 추경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라는 질문에 "이미 올해 코로나19 방역예산은 다 소진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소상공인에 대한 '선지원 후정산'을 위한 대대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추경의 내용과 규모가 문제이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0조원 지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0조원 지원을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50조~100조원의 재정지원을 공언한 상황에서 추경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한 것.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재차 겨냥해 "국민의힘은 제가 처음에 소상공인 지원 25조원을 말했더니 '퍼주기다', '매표행위다'라고 했으면서 본인들이 50조~100조원 이야기를 꺼냈고, 제가 거기에 대해 '동의한다, 논의해보자'라고 하니까 '당선되면 하겠다'라고 하더라"라면서 "이건 양심의 문제이고 국민을 지배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인데,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두구육 같은 행동을 보면 국민들은 불신할 것"이라며 "국민을 존중하고, 앞뒤가 다른 말을 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조금 더 나은 말을 해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추경을 가지고 논쟁을 하겠지만, 정부도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새해 첫 지역방문 일정으로 부산시 강서구 신항로의 부산신항을 방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후보는 아울러 최근 잇따른 연말·신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에 대해 "지지율 추이가 변한 건 일주일도 안 됐는데, 앞으로 또 일주일 뒤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면서 "최근의 지지율 추이는 저희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상대방이 국민들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미래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어떻게 그걸 실천할 수 있는지,실천 근거가 무엇인지 말하면 좋을텐데 국민들이 듣기 불편한 퇴행적인 행보를 하니까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라며 "민주당은 빈말이 아니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보여주도록 노력하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대선후보 토론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저는 윤 후보가 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을 대신하겠다고 했으면 국민께 비교할 기회를 드려야 하지 않느나"라고 비판했다.
또 "5200만명의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대통령 자리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국민 앞에서 하면 된다"면서 "상대방이 없는 자리에서 헐뜯듯 말을 하는 것보다 당당하게 하는 게 국민들이 보기에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어가고 연대론이 제기된 것에 관해선 "정치는 과거지향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고, 인재등용과 정책은 좌우진영과 니편내편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연원(淵源)을 따지지 않겠다는 측면에서 실용내각과 통합정부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연대할 것인지 생각 안 해봤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부산신항을 방문해선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와 홍보관 등을 둘러봤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부산은 세계적 항만을 갖췄는데 가덕도 신공항이 만들어고 철도를 내륙으로 연결하면 진정한 의미의 '트라이포트'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제 재도약, 새로운 성장의 회복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균형발전이 중요한 과제인데, 부산에 대규모 투자가 돼서 부산·울산·경남 경제도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