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11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지난 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6일 만이자, 새해 들어 두 번째 무력시위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즉각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7시27분경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으며,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사거리와 고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또 "현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번 발사는 공교롭게도 미국,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지난 5일 미사일 발사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를 소집한 날 이뤄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회의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로 읽혀지는 부분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회의에 구속받지 않고 자신의 일정대로 탄도미사일 성능 개선을 계속함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외부 세계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프로세스대로 간다는 단호함을 보여주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국 등의 혹평에 불쾌감을 느낀 북한이 미사일을 한 번 더 발사해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7일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사일의 사거리, 측면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국방부가 북한이 최근에 시험발사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공개한 것에 대해 북한 지도부는 격분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그들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능력을 반박할 여지 없이 입증하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연속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우려'를 표명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강한 유감'으로 대응 표현이 바뀌었다. NSC는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대화 재개와 협력에 조속히 응할 것"을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